신도시 아파트 엘리베이터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김포시를 감사해달라고 청원하는 서명부가 부착되어 서명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지방분권을 호소하는 중요한 헌법 개정에도 한두 명에 불과하던 서명이 이번엔 다르다. 여백이 몇 줄 남지 않았다. 시민 본인들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신도시에 식재된 가로수다. 청원서에 기록을 보면 가로수 열식 간격이 8m 기준인데 여기저기 9-12m의 간격으로 심어져 식재가 덜 돼있고 나무도 저급 규격의 작고 가는 나무로 심어져 있어, 도시환경에 지대한 역할을 제공하는 푸른 경관을 조성하지 못하고, 부실한 시공과 관리로 신도시의 격을 부실화시켰다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내용이다.

신도시 가로수에 대한 건의는 지금껏 나무는 심어 놓으면 크게 자라는 것이지 처음부터 큰 나무를 심는 것은 아니다란 말로 뭉개져 왔다. 나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사람들은 나무를 이식해서 잘 키우려면 사랑과 정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본 신문 22면 상단의 사진을 보더라도 가로수로 식재 한 나무의 크기와 부실한 관리를 한눈에 알 수 있다. 누군가 불법 플래카드를 가로수에 매어서 걸었는데 나무가 뿌리째 뽑힌 모습이다. 시민이 분노할만하다.

신도시 장기본동 행정복지센터 뒤편에 위치한 푸른솔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가 바로 앞에 한전의 대형철탑. 변전시설이 위치한다. 신도시 전에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 LH는 알면서도 대형철탑 200m 지근거리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부지를 만들어서 아파트 부지를 분양했다. 김포시청도 김포교육청도 위치 선정에 문제 삼아야 했고, 철탑 앞의 부지들은 공원으로 만들던지 철탑이 지하화 되거나 이전할 때까지 개발이 보류되거나 신도시 지정 경계를 달리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지금처럼 2천여 명의 학생들을 수용하는 유치원, 초등·중학교 학생들과 학교와 한전과의 갈등으로 청와대에 국민청원운동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새로이 조성한 신도시에 대한 부푼 기대감으로 이사 온 시민들이 느끼는 정서는 한마디로 답답함이다. 살다 보니 아이들과 먹고 놀고 즐길 곳이 태부족이다. 삶의 질을 가늠할 문화와 예술에 대한 접근성도 서울에나 나가야지 자체에서 소화하기 어렵다. 먹거리촌과 병원은 주차난으로 짜증스럽고 백화점 하나 없다. 각종 복지와 편의, 체육시설들도 부족하다. 용산구 한강로는 그냥 한강로인데 김포 한강신도시 주소명은 김포시 김포한강로다.

한강로 앞에 김포가 또 붙는다. 한강신도시 자존심이 상하지만 어찌하랴. 서울 접경도시에 신도시까지 준공됐지만 철도 하나 없다. 금년 말에나 겨우 경전철이 거창한 골드라인 철도라는 이름으로 달랑 두 량의 객차로 김포공항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새 아파트에 내 집 마련의 소원을 성취한 기쁨도 잠시다. 한강신도시를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며 불만이 적은 도시로 만들어 주길 희망한다. 차기 김포시장은 일산 신도시하면 고양시보다 유명하고, 성남시는 몰라도 분당 신도시는 아는 것처럼 한강신도시 시민의 품격에 어울리는 도시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 신도시를 가로지르는 3km 대수로인 금빛수로도 명칭만 금빛수로라 하지말고 각종 콘텐츠를 입혀서 놀이와 휴식공간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신도시에 이사 온 시민들은 김포시에 세금만 내러 온 사람들이 아니다. 시민이 불편하고 불만족스러운 것들을 김포시를 비롯해 각급 기관들이 적극 나서서 미리미리 해소시켜야 신뢰받는 공기관들과 함께 분노하지 않는 시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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