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불덩이 더위에서도 웃음은 청량제다. 짜증스러운 무더위에서도 작은 친절은 짜증을 쉬게 한다. 오고 가는 말은 정곡을 찌르지 말고 조금만 우회하고 80억명 인구 숫자만큼 서로 다른 얼굴과 성격이 존재함을 받아들이자.
80억명 중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내가 “매너”를 보이지 않으면 세상은 혼란스럽다. 그 혼란은 결국 내게로 온다. 매너 사회란 나와 너를 헤아리는 마음이 널려진 사회다.


지구가 불덩이로 끓어오르고 아프리카에서 사우디를 거쳐 중앙아시아까지 50℃가 넘는 이례적 폭염은 북반구 국가들까지 30℃가 넘었다. 목하 대한민국도 40℃가 넘는 열파도 등장했다.
이제는 웬만하면 36도, 37도 이고 이달 말까지 덥다 하는데 제발 그만 더위가 물러나길 고대할 뿐이다.

크게 보면 세계인 모두가 화석에너지를 남용한 결과이고 지구 저장물을 빨리 꺼내 쓴 선진국들이 대기오염의 우선적 주범이고, 신생 중국의 발전과정에서 짧은 시간에 발생한 대량적이고 집중적으로 하늘에다 쏟아내는 오염물 덩이로 지구를 단시간에 피폐시켰다는 특징이 있다.
선진국, 개도국 할 것 없이 열에너지를 얻는데 손쉽고 값싼 경제적 이익의 접근은 모든 국가가 한결같으니 지금의 불붙는 지구를 누구 탓만 할 사안은 아닌 듯하다. 다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대기오염의 우선적 주범인 선진국 국민들은 불더위에서도 안전하고 시원하게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대기오염의 별 죄가 없는 가난한 국가들의 국민은 불더위 재난에 당하고 있다.

세계가 혼자 사는 시대가 아닌 걸 공감하는 계기일듯하다. 이 더위에 옥탑방 체험하는 서울시장은 선풍기로 한 달을 지낸다고 한다. 그것이 정치적 퍼포먼스이든 진정한 서민체험이든 1개월을 지낸 뒤 가난한 사람들의 불더위가 얼마나 무서운 재앙인지를 깊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번 더위를 통해 우리는 통상 배고프며 춥고 떠는 모습이 가난의 대명사처럼 읊었지만 지금은 배고프고 밥맛도 없고 더위에 안절부절못하는 온열환자가 되어 죽어가는 게 더 무섭고 서럽다는 걸 느낄 것이다. 시원하게 하는 냉방 기구들은 열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지구를 덥히는데 또 일조를 한다.

누구를 탓하랴! 역사 속 지구인들도 생존하고 더 편하기 위해서였고 지금의 세계인들도 각자 안전하고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이런 불더위가 반복되고 더욱 나빠지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본분은 무엇일까?
냉방기를 하루 종일, 밤새 돌릴게 아니라 수시로 에너지 소비를 줄여주는 활동으로 세계인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참된 매너다. 혼자서 마음대로 사는 세상이 아니고 함께 사는 동반자적 연계 사회에 살고 있다는 걸 표현하는 마음이다.  

우리 사회의 단편적 생활을 살펴보자. 아침에 일어나면 가족 간에 “더위에 잠을 잘 잤냐”고 열대야에 대한 위로 인사는 어떤가! “에어컨 켜고 자자고 했지” 짜증보다는 괜찮아 보인다. 여름 식탁은 간결하고 담백해야 하는데 밥상머리에 앉아 반찬 투정하기보단 더위에 불 밭에서 반찬 만든 엄마에게 “감사합니다, 맛있게 먹겠습니다”는 어떠한가.

출근길 BUS나 전철에서 땀냄새도 참아야 하는 것 중 하나다. 출근길 늦어 허둥지둥 뛰어온 사람에게 “읔, 냄새”하는 말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릴까. 직장에서나 만남에서는 자신이 조금 더 많이 알고 지식이 풍부하다고 혼자서 떠들거나 “그것도 몰라”라고 면박 주면 지식인으로 보이나, 실상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세상에 존재하는 지식의 0.01%도 아니고, 소수점 이하 “0”이 100개도 더 늘어설 만큼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그것도 남들이 정립한 지식에 지나지 않는다. 듣는 사람은 더위 참는 만큼 힘들다.

자신이 발견하고 창조한 지식도 아니면서 잘난 체 하는 모습도 “매너”있는 모습은 아니다. 주변의 잘 나가는 선배님의 말이 생각난다. “내가 아는 지식은 개똥자루다” 멋있는 말도 아닌데 그럴듯한 말로 들린다.
술 취한 사람이 병원 응급실 의사를 폭행하고 파출소 경찰을 폭행했지만 술김에 한 짓이라고 하며 온전한 정신이 아니라서 형벌 감경대상이라고 한다.

우리동네 홍철호 국회의원이 가중 처벌하는 법을 발의했다. 8월부터는 소방서 인근에 주정차 위반도 범죄에 해당된다. 벌금이 세다. 법 이전에 매너가 땅에 굴러다니는 모습은 허다하게 곳곳에 존재한다.
소방차를 몰고 급하게 출동하는 소방대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차량보다는 길 건너는 사람들이 비협조적으로 행동한다고 한다. 빤히 쳐다보면서 천천히 걸어간다고 한다. 그런 학생들을 보면 도대체 학교 선생님들은 무얼 가르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선생님 탓만은 아닐듯하다. 부모탓도 절반이다.

창문을 열고 지내는 여름철의 밤은 특히 냄새에 민감하다. 신도시 구래동이나 운양동의 냄새는 자원을 순환하는 업체들에서 주로 많이 발견된다. 대곶 쪽의 냄새 진원지와 김포시에서 운영하는 하수종말처리장도 한몫한다.
내가 돈 벌기 위해 무작위의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면 사회규범상 예의있는 태도가 아니다. 이미 과학은 냄새를 저감 시키고 최소화하는 장비들이 많이 있다. 가장 멋있는 매너는 스포츠에서 많이 접한다. 지고 나면 깨끗이 승복하고 승리를 축하하는 모습, 승패에 연연 않는 올림픽 참가자들의 밝은 얼굴은 스포츠 정신의 위대함도 내포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끈처럼 연결되어 있고 실생활에서 활동하는 모든 것들이 서로 엉켜서 조화로운 세상 질서를 만들어 내고 거기에서 각자 세상을 위하는 매너. “우리가 누리는 세상은 공짜가 아니다” “혼자 사는 세상 아냐, 제발 매너 있게 살자”
하루하루 실 생활에서 부딪히는 사람과의 관계는 모두 “매너”가 작동된다. 친절한 마음자세가 내속 깊이 뿌리내리도록 항상 나를 경계해 보자. 세상이 다 환해지는 경험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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