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화경

신곡한강하류수중보는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이라는 대한민국이 세계에 알려지는 위대한 양대 스포츠 축제에서 한강의 위용을 드러내고 한강에 배를 띄움으로 서울의 정취를 한껏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으로 김포와 고양을 연결하는 한강상에 보를 만들어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서울시가 만든 것으로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환경단체에서 수중보를 없애달라는 요구가 이어졌지만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강하구는 기수역이라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받는데 만조시에는 바닷물 높이만큼 유속이 빠르게 밀려와 수중보를 넘어간다. 이때는 한강 상류 수위가 같아지는 현상으로 사고의 개연성이 적어진다. 그러나 썰물 때가 되면 밀려 올라왔던 강물이 다시 바다로 나가고, 수중보 하류의 물이 빠져나가며 상류와 하류의 낙차가 생기며 마치 폭포가 떨어지는 현상으로 와류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때 여기에 빠지면 전문가들도 헤어 나오기 어려울 만큼 급류로 소용돌이친다.

사고가 난 수중보 지점은 김포시 고촌읍에 소재한 영사정이란 부락 앞이고, 나는 이곳에서 태어나서 지금도 이곳에서 생업을 유지하며 살고 있다. 작년에도 수중보 상에서 3번의 사고가 있었고 한 명이 익사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작년 사고 일자의 하루 뒤 금년엔 2명의 젊은 소방대원들이 사고를 당했다. 행방불명자 2명을 찾기 위해 내 보트를 가지고 한강 수위 유지보 근처를 가면서도 더 가까이 가기에는 물이 혼잡하게 맴도는 소용돌이를 보고 두려움이 느껴졌다.

900m 길이의 수중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장난이 아니다. 사람만 죽지 않았다면 그 모습은 하나의 장관이다. 작년에도 세 번의 사고를 목격했고 1명이 익사했다. 금년에는 4번의 사고를 보았고 2명의 아까운 젊은 소방인재가 죽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작년 익사사고 때 SBS와 인터뷰하면서 수중보 근처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위험을 알리는 부표를 띄우고 최소한 반경 100m 이내에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위험표시를 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그리고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내가 보트를 몰면서 경험으로 지득한 상식은 멀리서 보면 물 위 수면이 낙차 있는지 없는지 구분 안되고 그냥 수평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둘째는 위험한 구간에 대한 접근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셋째는 수상에서의 보트는 일반차량처럼 브레이크만 밟으면 스톱할 수 있지 못하며, 넷째로 수중보에서 벌어지고 있는 낙차 큰 물의 소용돌이와 빠른 유속에 대하여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사고는 빈번한데 왜 반복되어야 하는지 이틀 동안 보트를 갖고 한강 하류를 뒤지며 행방 불명자를 찾는 동안 침통하고 원통한 생각은 첫 번째 행불자를 내가 발견하면서 젊은 죽음을 접했을 때 더욱 분통이 터졌다.

서울시는 즉각 이러한 위험 사실을 국민에게 공표하고 안전장치를 하여 더 이상의 인명피해가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 쌍둥이 어린 자식과 통한의 눈물 속에 잠긴 유가족께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 서울 시장의 즉각적인 사과문을 기다린다.

-고촌읍 지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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