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300마리서 현재 60여마리로

한강하구 신도시 개발로 1600만평 서식처 소실

형식적 영향평가,저감방안 아닌 실질대책 세워야

 

한강하구에서 재두루미가 사라지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윤순영 이사장은 12일 성명을 통해 “이대로 가면 한강하구의 비옥한 환경과 평화의 상징이었던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재두루미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윤 이사장에 따르면, 현재 김포평야를 비롯해 파주시 교하리와 공릉천, 고양시 장항습지 등으로 대표되는 한강하구를 찾는 재두루미 개체 수는 60여 마리에 불과한 상황이다. 2000년대 초반 300여 마리였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윤 이사장은 “재두루미가 남하와 북상을 하던 이동길목을 아예 포기했다”며 “한강하구 주변 신도시 등 각종 개발로 인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강하구 주변 신도시 개발은 1기 고양시 15,735,537㎡(4,760,000평), 2기 김포시 11,834,710㎡(3,580,000평), 파주시 18,479,338㎡(5,590,000평), 3기 인천시 계양동 3,350,000㎡(1,013,375평), 부천시 대장동 3,430,000㎡(1,037,575평) 등 총 52,829,585㎡(15,980,950평)에 이르고 있다”며, “각종 개발로 인한 농경지 축소는 야생생물들의 서식환경에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사실상 고양시, 파주시, 김포시, 부천시, 인천시 등 한강하구의 배후습지와 농경지를 먹이터로 살아가던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을 모른 체하며 위기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신도시 개발뿐만 아니다. 신도시 개발 여파로 주변 지역 역시 대규모 지구단위 개발과 도로 신설, 확장 등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개발계획이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윤 이사장은 한강하구 재두루미의 주 먹이터였던 김포시 홍도평야가 도로개설과 매립으로, 고촌읍 평리 평야 역시 경인아라뱃길로 인해 서식지가 훼손됐다는 것을 밝히며, 마지막 피난처였던 인천시 계산동, 부천시 대장동마저 신도시 사업을 진행하며 재두루미는 또다시 큰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대규모 개발사업에 앞서 실시하는 환경영향평가는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한강하구 일원에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대한 실질적인 환경영향 저감방안을 강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저감방안이 있더라도 실행하지 않는 것이 보편화된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대규모 신도시 건설에 앞서 재두루미를 비롯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종들이 보호받고 보전될 수 있도록 세부적으로 대책을 분명히 마련해야 한다. 지자체의 대규모 지구단위 개발도 마찬가지다. 다른 생명을 배려할 수 있는 인간이 야생생물을 배려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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