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민 청소년기자

현재 많은 전문가들이 ‘평화’가 ‘한반도 신 경제 구상'을 이끄는 중요 키워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강하구의 중심에 있는 김포시 또한 '평화'를 미래의 백년 먹거리로 계획하고 있으며, 이미 다양한 평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김포와 평화를 단박에 연결짓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김포시가 '평화'를 주제로 이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김포와 평화를 확실하게 연결 지을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현재 김포시에서는 애기봉 평화생태공원과 한강하구 둘레길 조성, 포구 마을 복원, 통일 이후 조성할 도보 다리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 중에서 세 가지 정책 활동에 더욱 눈길이 간다.

 

김포 평화체, 지속적인 관리와 변화 필요

 

첫 번째로, 김포 평화체 제작 및 무료 배포 활동이다. 최근 홍보 트렌드는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자주 노출됨과 동시에 재미를 줄 수 있는 콘텐츠이다. 음식 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의 ‘배민체’ 와 숙박업소 예약 어플리케이션, 야놀자의 ‘야놀자체’가 홍보용 폰트 배포의 최초 성공 사례를 보여주었고, 그 후로 서울남산체, 경기도체, 부산체 등 시, 도, 군에서도 자체 폰트를 제작하여 무료 배포함으로써 큰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

그러나 김포시청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라온 공문 등 글들을 살펴보면 김포시 공무원들의 평화체 사용이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이처럼 김포시 공무원도 쓰지 않는 평화체를 타 지자체에서 성공한 콘텐츠를 시민에게 강요하는 것은 대표적인 예산낭비일 뿐이다. 이왕에 만든 평화사업의 콘텐츠라면 김포 사람들이 왜 평화체를 사용하지 않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변화에 능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트렌디한 홍보 방식을 갖춘다면 ‘김포 평화체’도 젊은 세대를 포함한 시민들에게 김포가 평화의 도시라는 것을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애기봉생태평화공원, 캐릭터 등 관광상품 있어야.. 보는 곳 아닌 머무를 곳으로

 

두 번째는 김포시에서 적극 홍보하고 있는 애기봉생태평화공원이다. 북한과 불과 3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이 곳은 조성 계획이 발표된 2009년부터 남북평화를 기원하는 관광명소로 주목을 받아 오고 있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남북한의 평화에 대해 생각하고 대화하며 즐거운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또한 시민들에게 몸과 마음의 쉼터를 마련해줌으로써 남한과 북한, 김포와 평화에 대해 의도적으로 의식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대화 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예전부터 ‘김포는 강화를 가기위한 스쳐가는 도시’라고 불렸다. 애기봉생태평화공원은 단순히 북한을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는 경관 좋은 관광지에서 더 나아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김포를 대표하는 성공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애기봉생태평화공원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 캐릭터 개발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표 캐릭터를 활용한 마그넷, 엽서, 열쇠고리, 기념품 등 관광 상품을 개발해 방문객들이 김포에 대한 추억을 담아가지고 갈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일본 구마모토현 ‘구마몬’ 캐릭터의 연간 매출 1조5천억원

 

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만든 대표 캐릭터가 연간 1조5천억 원의 매출을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마모토현은 현의 허가만 받으면 캐릭터 사용료없이 구마몬을 활용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구마몬을 활용한 과자 등 식품의 매출은 1천242억엔(약 1조2천496억원)에 달했으며 인형 등의 캐릭터 상품의 매출은 244억7천만엔(약 2천562억원)이었다. 또한 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의 지난해 캐릭터 로열티 수입은 120억원, 캐릭터상품 누적 매출액은 8300억원에 달했다. 미국 생쥐 '미키마우스'는 1929년 탄생된 뒤 변함없는 인기로 연간 6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37세 일본 고양이 '키티' 또한 초등학생부터 30대를 아우르는 수요층을 형성, 1조30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배후도시인 월곶면과 하성면에 대한 관광인프라 시설투자가 필요

 

애기봉생태평화공원의 배후도시인 월곶면과 하성면에 대한 시설투자도 필요하다.

지금 초·중·고·대학생 50~100여명이 단체로 애기봉생태평화공원에 수학여행을 온다고 가정해보자. 숙박시설이 없어서라도 김포에서는 잠깐 눈요기하고 숙박은 강화에서 하는, 김포를 스쳐가는 관광시스템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결국 월곶면과 하성면 지역에 머물러서 눈으로만 보는 관광이 아닌 체험형 관광, 머물 수 있는 관광 환경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다.

 

특색 없는 평화문화관 콘텐츠

 

얼마 전에 개관한 김포 평화문화관은 학생들이 특히 주목할 만 한 장소이다. 이곳에서는 현재 학생들을 위한 평화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 전시와 체험거리들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이곳을 방문해 보니, 평화문화관에 제공되는 교육 프로그램이 매우 한정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린이들은 재미있어 할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청소년부터 성인들이 즐기기에는 일회성에 그칠 것 같았다.

평화문화관은 평화의 눈높이를 어린이도 아닌 소아용 콘텐츠로 조성해 놓았다. 한 번 이용한 방문객은 쉼터가 아닌 이상 다시 찾기 어려운 환경이다. 정보 전시 외에, 일상에서 보기 힘든 평화문화관의 특색은 사실상 없었다.

 

김포시의 평화, 불시착 아닌 정시착 되길

 

요즘 남한 여자와 북한 남자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대중들이 남북한의 관계와 문화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도 여전히 남북한 사이의 기류는 오르락 내리락 할 것이고, 남북한 관계와 관련된 수많은 문화 콘텐츠들이 생산될 것이다.

김포시도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드라마, 영화처럼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꾸준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김포는 평화의 도시’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재미와 꾸준함을 강조하는 이유는 지금 시민들은 바쁘고 고단한 현생을 사느라 재미있거나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들 외에는 크게 관심을 갖고 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평화, 통일과 같은 추상적인 사업은 장기간 프로젝트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전까지 길게 유지될 분단의 기간을 활용할 참신한 아이디어를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즐겁게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콘텐츠들을 통해 김포의 평화가 앞으로 시민들의 마음속에 불시착이 아닌 정시착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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