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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서로의 인생 선생님이 되어 준다

기사승인 2020.03.24  18: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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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낳기 좋은 세상- 다둥이 맘 조은미 氏>

조은미 씨

커서도 우애 좋게 지낼 거란 믿음 주는 아이들

김포시 내 ‘아이들을 위한 놀이 시설’ 확충 필요

 

운양동에 사는 조은미 씨 부부는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는 마음으로 자녀계획을 세어 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첫 아이를 시험관 시술로 가지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이란성 아들 쌍둥이를 갖게 되었고 6년 후에는 셋째 막둥이까지 보게 됐다. 잘생긴 쌍둥이 오빠들은 6살 터울이 있는 막내 동생을 매우 귀여워하며 아직도 갓난아기마냥 잘 보살피고 놀아준다고 한다. 여기에 딸 바보 아빠까지 합세해서, 여동생은 세 남자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조은미씨의 '함께 자라나는 세 아이들'

이 사람은 아빠인가 친구인가

은미 씨의 남편은 첫째 아이들인 쌍둥이가 태어났을 때 6개월 육아 휴직을 냈다고 한다. 은미 씨는 “그때 남편이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거의 가정주부처럼 쌍둥이 둘을 다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덕분에 저는 첫째 쌍둥이 때 몸조리도 제대로 하고 육아까지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셋째를 낳고는 온전히 혼자 셋을 케어 했어야 해서 좀 힘들었어요”라고 말했다.

현재는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분명하게 나누어져 있다고 한다.

“남편 성격이 집안에서 막내로 자라서 그런지 지금도 여전히 귀여운 막내 같은 성격이에요. 그래서 두 아들과는 정말 친구처럼 잘 놀아 줘요. 특히 남자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신체적으로나 심적으로 새롭게 성장하는 부분들에 있어서 같은 성별의 인생 선배로서 섬세하게 케어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막내 리엘이와도 잘 놀아 줘서 세 아이들이 다 아빠를 엄청 좋아해요.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올 때면 세 아이가 모두 “아빠~~”하고 달려가 안겨요. 저까지 그렇게 해요. 온 가족이 아빠를 그렇게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이 정말 흐뭇하죠. 그런데 어쩔 때는 애들이 아빠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착하고 좋은 역할은 자기가 다 하고 공부나 훈육 같은 쪽은 전적으로 저한테 맡기니까요. 하하하”

 

형제라는 작은 사회에서 키워지는 협동심과 독립심

아무리 남편이 아내를 많이 도와준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육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엄마’라는 존재는 그 어떤 가족 구성원보다 힘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은미 씨는 다둥이 육아에 있어서 힘든 점은 딱히 없었다며 웃어 보였다.

그 미소에서 ‘엄마로서의 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힘든 점을 굳이 하나 꼽아 보자면 ‘온전히 엄마만의 시간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어린 아이들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고, 1부터 10까지 하나하나 다 케어를 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첫째와 둘째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 엄마의 손길을 덜 필요로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고 아직 7살 난 막내도 있기 때문에, 엄마는 여전히 여유롭게 쉴 틈이 없다.

그래도 다둥이라서 좋은 점이 더 많다는 은미 씨는 특히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다방면에서 정서적으로 빠르게 발달된다는 점을 꼽았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함께 부딪히며 살아가는 형제가 두 명이나 있다 보니 단합력과 독립심, 심지어 다양한 인지능력까지 저절로 발달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아이들의 정서적 성장은 일상 전반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끼리 싸움이 났을 때의 대처법이 인상 깊었다. 은미 씨는 아이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면 세 명을 함께 방 하나에 넣어둔다고 한다. 그러면 자기들끼리 싸울 만큼 싸우다가 부모의 개입 없이 알아서 화해도 하고 마무리를 짓고 나온다고 한다.

이러한 모습들에서 사회성도 자연스레 발달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또 학교나 야외 놀이 공간에서 다른 아이들과 놀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남매라는 이유로 셋이 협력하고 배려하며 뭉치는 모습을 보면서 셋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은미 씨는 아이들이 빨리 커서 부모로부터 독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이 각각 따로 독립해서 살게 돼도 지금처럼 우애 좋게 잘 지낼 것이라는 단단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형제끼리 우애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 또한 큰 효도인데 리원, 리안, 리엘 세 남매는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효도를 다 하고 있는 중이다.

 

엄마를 심쿵하게 한 공항 사건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지 물었다. 은미 씨는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유독 ‘공항 사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했다.

“아직도 그 때 공항에서 봤던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요. 어느 날 제가 급한 일이 있어서 아이들을 다 데리고 인천국제공항에 간 적이 있어요. 공항에 도착해서 저는 아이들 세 명만 따로 앉혀 놓고 급한 업무를 보러 갔어요. 공항도 넓고 외국인도 많고 하니까 아이들한테 절대 어디 가지 말고 여기서 셋이 꼭 꼭 뭉쳐있으라고 당부를 하고 갔죠. 그런데 일을 다 보고 다시 돌아오니까 아이들이 사라진 거예요. 그 때 정말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바로 공항 곳곳을 찾기 시작했죠. 한참 찾다 보니 저 앞에 어떤 외국인 가족들이랑 우리 아이들이 앉아서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무슨 일이냐고 들어 보니 외국인 가족의 아이 한 명이 사라졌었대요. 그래서 저희 아이 셋이 힘을 모아서 그 아이의 가족을 찾아주느라 저 없는 사이에 온 공항을 함께 돌아다녀 준 거예요. 첫째 아이의 지휘를 필두로 서로 협동을 해서 그렇게 행동을 한 거죠. 그리고 결국 가족들을 찾아 주고 잠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던 거였더라고요. 그 때는 참... 그 자리에 안전하게 있지 않았다고 혼낼 수도 없고, 좋은 일을 했으니 그냥 칭찬해 줬죠. 그래도 셋이 딱 붙어서 아무 일 없이 잘 있어줬다는 게 너무 고마웠어요.”

 

건강하게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로 크길

아이들이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면 좋겠는지 엄마로서 원하는 바람을 물었다. 은미 씨는 쌍둥이지만 너무나 다른 성향의 두 아들과, 오빠들의 영향을 받아 씩씩하고 개구진 딸에게 각각 해 주고 싶은 말이 다르다고 했다.

“첫째 리원이는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걸 찾아서 마음껏 즐기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둘째 리안이는 강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막내 리엘이는 지금처럼 밝고 쾌활하게만 자라 주었으면 좋겠어요.”

 

요즘 아이들은 제대로 노는 법을 몰라요

“엄마, 김포에는 어른들이 커피를 마시는 카페도 많고 어른들이 놀 수 있는 피시방, 노래방도 많은데, 우리 같은 아이가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곳은 없어요.”

첫째 리원이가 한 말이다. 은미 씨는 아이의 말을 듣고 마땅한 대답을 해 줄 수가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김포에는 정말 아이들이 아이답게 놀 수 있는 장소가 턱없이 부족했다. 주변 엄마들만 해도 아이들을 위한 놀이 및 문화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일산까지 원정을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은미 씨는 예전부터 학생들의 인권 교육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놀 권리’에도 관심이 많아 아이들을 위한 놀이 동아리 강사로 꾸준히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지금은 운양초등학교 놀이 동아리 ‘놀이밥’을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 은미 씨가 놀이밥 활동을 지도하던 중 열심히 놀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장난으로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아, 여기 놀이밥 이제 안 할지도 몰라.”

그랬더니 아이가 갑자기 서럽게 울면서 “선생님, 놀이밥 없어지면 저 죽어요...”라는 대답을 해 정말 깜짝 놀랐다고 한다. 겨우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가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곳, 부모님이 놀라고 허락한 유일한 곳이 여기뿐이라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고, 일찍부터 학원, 공부 등으로 경쟁에 뛰어드느라 제대로 놀 시간조차 없는 아이들에게 숨통 틀 곳이 이렇게나 없다는 현실이 정말 슬펐다고 한다.

이처럼 현재 김포시에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들이 함께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곳이 매우 부족하다. 그래서 은미 씨는 김포시가 아이들이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시설, 온전히 아이들을 위한 공간들을 많이 만들어 주길 원한다고 했다. 김포가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있는 삶,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도’ 함께 다양한 문화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이혜민 객원기자 gimpo1234@naver.com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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