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바라보는 꿈의학교 세상>- ‘알ROCK달ROCK 꿈의 학교’

요즘 학생들이 1인 1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일은 매우 흔하다. 악기를 많은 학생들이 배우지만 ‘함께 연주하는’ 일은 드물기에 학교 행사 등으로 함께 연주를 한번 하려고 하면 몇 달을 새롭게 연습해야 하는 일도 많은 게 현실이다. 악기를 연주하는 기술은 있어도 함께 연주하는 음악의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학생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무늬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알록달록’이라는 말처럼 ‘개개인의 개성은 인정하며, 타인의 개성도 존중할 수 있는 조화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연습을 하고, 나 혼자만의 성공으로는 결코 아름다운 곡을 만들어 낼 수 없는 시스템을 경험하면서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아 가는’ 밴드 음악 프로그램 <알ROCK달ROCK>은 2019년 학생이 찾아오는 꿈의 학교로 학생들과 2년 동안 만났다.

<알ROCK달ROCK> 꿈의 학교는 드럼, 건반, 베이스, 기타, 보컬 5개 그룹으로 나뉘어 악기별 연습 및 보컬 연습과 합주를 지속하며 실력을 키운 뒤, 타 동아리와의 협연 및 학교와 지역을 위한 공연을 실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다음과 같이 올 한 해를 보냈다.

첫째, 기본 주법과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악기 파트별 레슨을 성실히 수행했다. 학생들을 처음 만나 꿈의 학교 취지에 대해 이야기 한 뒤 ‘우리가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게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학생들의 의견은 ‘실력’으로 모아졌다. 실력이 없으면 공연도, 기부도 할 수 없을뿐더러 심지어 즐거움도 느낄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래서 학생들은 꿈의 학교의 취지인 ‘새로운 경험’ 위에 <알ROCK달ROCK>의 실력을 쌓자는 취지를 더해 초반 3개월은 악기별 레슨 및 연습을 성실하게 이행했다.

둘째, 악기를 배우기 시작한 첫 시간부터 ‘합주’를 함으로써 앙상블의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했다. 전문 강사들에게 악기를 배우고 실력이 늘었다고 해도 연주하는 즐거움을 모른다면 학원 사교육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을 늘 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할 당시부터 ‘합주’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시간을 할애했다. 학생들은 첫날 배운 코드 한 개로, 기초 주법 하나로 너무나도 서툴게 더듬더듬 노래하고 연주했지만 무대에 함께 서는 순간, 그 떨림에서 ‘함께’하는 것의 소중함을, 서로를 돌아보고 서로에게 맞추지 않으면 한 곡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통해 나보다 소중한 ‘우리’를 배워가고 있었을 것이다.

셋째, 배움이 실천으로 이어지게 하도록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 요즘 아이들의 문제점 중 하나는 많은 것을 잘 알기‘만’한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아이들이 배운 것을 공연으로 보여주는 것은 당연하고, 그 공연이 나눔과 기부활동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했다. 아이들은 풍무동 지역에 없던 밴드부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우쭐한 마음도 있고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배움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어느 누군가의 헌신에서 기인한 것이며 너희들도 먼저 배운 사람들이 타인들에게 기부의 형태로 간접적 수혜를 주는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을 늘 강조했다. 그래서 정해진 관객이 없는 버스킹이라도 지역주민들에게 자신들이 배운 것을 나눠 줄 수 있다면, 그리고 아이들의 공연이 필요한 곳이라면 자신들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함께 나누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고, 아이들도 수긍하여 학교, 마을, 지역의 행사에 참여하여 자신들이 배우고 익힌 것을 나누는 활동을 계속적으로 진행했다.

<알ROCK달ROCK> 꿈의 학교는 2년차를 맞이하며 그 영역을 꿈의 학교 학생들에서 지역주민들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이들의 공연을 본 학부모님들이 자신들도 이러한 취지를 이어가며 함께 활동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셔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마을공동체 밴드’를 꿈의 학교와 함께 운영하게 된 것이다. 꿈의 학교의 영역이 마을로 뻗어나가기에 많은 한계가 있는데 운이 좋게도 마을에서 직접 다가와 손을 내밀어 주신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공연을 기획하고 함께 연습하고 공연하며 세대 간 화합의 장을 이루겠다는 목표가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고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뜻을 품었을 뿐인데 같은 마음을 가진 지역주민, 학부모님들이 꿈의 학교 <알ROCK달ROCK>과 함께 풍무동 마을에 음악적 감수성을 불러일으키고 평생교육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교사로서 학교에서도 적지 않은 일을 하고 있으면서 또 이렇게 꿈의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사실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직도 음악을 입시와만 연결 지어 음악적 감수성을 싹뚝 끊어버리는 교육현실과 교육주체들의 인식이 너무나도 안타까웠고, 그 영향을 받고 자란 아이들 역시 입시와 관련된 것이 아니면 아무리 흥미로워도 시간투자를 하는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내가 용기를 내어 길을 만들면 누군가는 그 길을 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여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의사, 작곡을 하는 교사, 첼로를 연주하는 건축가, 드럼을 치는 변호사, 기타 치는 개인 사업가, 색소폰을 연주하는 박사 등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음악을 하는 목적은 입시에서 끝나면 안 된다. 물론 입시를 통해 평생 직업을 음악가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음악적 감수성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가는 게 이 시대에는 훨씬 더 현명하고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하루 종일 연구실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드럼을 치며 풀고, 선생님이 아이들과 교실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 부르면서 음악적 감수성을 발산하는, 환자에게 자신이 만든 음악을 들려주며 정서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의사 등의 음악적 감수성을 지닌 직업가들이 일상화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음악을 ‘직업적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음악적 감수성을 갖춘 인간의 양성’으로 이제는 변해야 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