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혜 
(주)한국놀이교육협회 
대표
신한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재)김포문화재단 이사

이 시대의 지성인이라면 꼭 읽어 봐야 할 소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의 천재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중에 나오는 명문이다.

개미 연구가였던 에드몽 웰즈의 조카 조나탕 웰즈가 삼촌의 친구인 자종 브라젤을 찾아가 삼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을 때, 친구인 브라젤이 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할 때가 있다. 그리고 나와 의견이 같지 않으면 ‘틀리다.’ 라고 생각해 공격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사람을 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을 향해 겨눈 칼날을 어쩌면 나에게 겨눠야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과 관념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과 라이프스타일도 다르고, 일처리 방식도 다르고, 많은 것들이 다르다는 걸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내 기준에서만 생각할 때가 참 많다. 좀 더 생각해 보면, 상대하는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잘 모른다. 오로지 내 기준에서 보이는 대로, 그 상대를 생각하고 판단한다. 그 중에서 맞는 것도 있겠지만 다른 것이 대다수일 것이다. 그럼, 판단을 하기 전에 궁금해 하고 알려고 하는 것이 순서일 텐데, 때론 감정이 먼저 앞서 이성을 작동 시키지 못하고 그대로 자신의 바닥을 드러내고 남을 헐뜯을 때가 많다. 아마도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본 일이 아닐까. 그것이 피해자이든, 가해자이든 말이다.

어린 시절 이 명문이 나에게 깊은 울림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다른 사람을 내 기준에서 평가하게 될 때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귀한 말이다. 나 자신을 더 엄중한 잣대로 평가하고 다른 사람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마음에 심고 살아가다 보니, 내가 하고 있는 교육에 있어서 아이들을 공평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함께 일하는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하게 된다. 이런 것이 바탕이 되어야 상대에 대한 존중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진정으로 다름을 인정할 때 존중은 실천되어 지는 것 같다.

인간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의 사각지대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린 명문구의 깊은 뜻처럼, 우리 인간이 인생의 많은 시간을 나란히 걸어가는 우리의 주변에 대한 관심, 사랑, 애정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결국 나 자신에 대한 앎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구성 :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고문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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