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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잔소리 철학>6. 25 사변이 원하는 것

기사승인 2020.06.25  09: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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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형
안동대학교 명예교수

6.25 사변이 발생한 지 70 주년이 내일(25, 목)로 다가왔다. 한국전쟁, 6.25동란, 냉전의 효시 등으로 불리는 6.25사태는 실질상의 전쟁이지만 남북한 당사자가 선전 포고가 없는 전쟁이었다는 점에서 사변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에는 미국을 비롯한 16개국이, 북한에는 소련과 중국이 직접 참전한 전투라는 점에서 사실상 국제 전쟁이다. 전쟁은 어쨌든 시작과 끝이 있다. 그러나 아직도 6.25 사변은 비무장지대와 국제병력의 주둔 사실이 보여주듯이 진행 중이다.

전쟁은 인명과 물자를 소모한다. 이 소모는 전쟁 당사자들에게는 무조건의 희생이다. 그래서 전쟁은 일어나지 말아야 하고, 단기간에 끝나야 한다. 70년 된 이 전쟁은 따라서 이제는 끝나야 한다. 특히 양측 정치지도자는 종전을 위해 무조건 지혜를 짜내야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사변의 당사자가 남북한 우리 자신이라는 것과, 한반도가 제3국들의 이해를 펼치는 공동의 전쟁터가 된 비극적 현실이다. 사정이 어찌되었든 일차적 책임은 우리 한국인에게 있다. 자기 땅을 전장으로 내주는 국민은 어리석기 때문이다. 남북한 당국자들은 조만간 분단의 상황을 끝내야 한다. 지금까지처럼 분단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긴 채 주도권 장악을 위한 집권만을 도모하는 것은 백성에 대한 심각한 죄악이다.

분단의 해결을 위해 각자가 실질적인 한 걸음을 떼어야 한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한국을 선진국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선진국민은 걸 맞는 의식수준을 가져야 한다. 선진국민의 일차적인 요건은 정직성이다. 정직은 사실을 깨닫게 하고, 사실에 합당한 실제적 행동을 불러온다. 부질없는 패거리 논리로 국민들 간에 적대적인 갈등을 일으키는 적폐청산과 같은 이념적 주장은 부질없는 짓이다. 보라! 선진국에서는 항상 사실을 문제 삼아 분명한 기준과 논리로 현안을 책임 맡은 당사자들을 맡겨 그 결과를 존중한다. 정부가 나서서 시끄러운 이슈를 만들지 않는다. 그럴 이유가 없다. 우리도 이제 소란을 줄이고 정직하게 사실을 주목하자.

사변 5년 전 우리는 외세의 도움으로 8.15광복을 맞았다. 온갖 주장과는 반대로, 정직하게 말해 우리는 해방을 맞을 준비도 능력도 없었다. 해방은 연합군의 승리로 얻은 불로소득이었지, 우리 자신은 남북으로 잘리는 국가를 꿰맬 지혜도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4분5열한 정파 지도자들은 신탁통치 중에서도 머리를 맞대는 숙고를 보이지 못했다. 국가 전체를 아우르는 초월적 가치와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지 못했기에 5년 만에 각자가 다른 이념의 포로가 되어 동족상잔을 일으켰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반성 없이 70년 전쟁을 계속하고, 교린으로 바뀌는 일본을 향해 새로운 전쟁을 선포하는 반국가적 행위를 목도하는 현실이다.

돌이켜 보면 5 천여 년의 역사상 조선(한)반도에서는 수 없는 외적의 침입을 받으면서도 내 가족과 내 나라를 지키겠다는 수동적인 자기 방어의 기제는 작동했지만, 통일을 지키는 국가적인 가치체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결과 늘 열강의 침탈을 겨우 막는 정도의 일체감만을 확인해온 것이다. 한반도는 따라서 분열과 통일을 반복했고, 한반도는 가녀린 운명적인 존재로 떨어져 ‘은근과 끈기’, ‘온순’, ‘청결’, ‘백의의 민족’으로 미화되고 ‘한’의 정서를 품고 살았다. 우리의 영웅은 늘 전쟁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위인들로 역사책에 등장한다. 외세가 주는 것으로 살다보니 우리는 어느 새 사대적 유교문화에 잘 동화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상은 이웃한다는 이유만으로 영향 받지 않음을 중국과 몽고의 관계가 보여준다. 몽고에는 중화사상이 전혀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의 백의민족 사상과 한의 정서는 근자에 우리에게서 사라졌다. 30년 전만 해도 울고 짜고 하던 연기가 주류였던 한국 드라마가, 꾸밈없는 웃음과 나라 안팎을 넘나드는 모험들로 바뀌었다. 우리 삶의 실질적 성공이 우리의 정서를 바꾸고 가치관과 삶을 바꾼 것이다. 젊은이들의 눈은 자기의 장점만 보지 않는다. 사실을 있는 대로 수용하고, 궁금하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그리고 자신 있게 정직하다. 꾸미지 않는다. 이참에 6.25를 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자. 이념으로 덧칠한 꼰대들의 그림 그리기를 멈추고 정직한 시선으로 6.25를 회복시키자. 그리고 6.25사변을 끝내자. 이제 6.25는 제대로 펴서 박물관에서 쉬게 하자.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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