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교육에 뛰어든 사람들 - 천미현 공연예술창작소 공감DO 대표>

공감DO 천미현 대표

혁신교육이란 공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 새로운 학교 형태를 뜻한다. 최종적인 목표는 교사와 학생들끼리 소통하고 협력하는 학교문화를 형성하는 것이고, 교장과 교사들에게 학교 운영 및 교과 과정의 자율권을 줘 학생들에게는 토론 중심의 수업을 강조하는 등 교육과정의 다양화와 특성화를 통해 공교육 정상화 및 다양화를 추구한다.

 

혁신교육지구란 학교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지역교육공동체 구축을 위하여 경기도교육청과 기초지방자치단체가 협약으로 지정한 지역을 의미한다. 김포도 2019년부터 혁신교육지구를 구축했고 김포시의 특색을 살린 ‘평화담은 김포교육’이라는 주제로 2년 째 혁신교육을 운영 중이다.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은 공연예술창작소 ‘공감DO’의 대표 천미현 씨다. 천미현 대표는 러시아 모스크바 슈우킨 연극대학에서 학부 및 석사를 졸업한 연극 전공자이자 수많은 심리치료 자격증을 갖고 있는 전문 치료사이자 다양한 연극 기반 교육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전문 교육자다. 이러한 경력들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 현재는 연극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연극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공감DO

천미현 대표는 ‘공감DO’를 ‘연극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단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연극’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연극’을 매체로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공감DO는 본래 연극을 매체로 하는 ‘전반적인 문화예술교육’에 포커스를 맞춘 기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올해 공감DO 혁신교육은 ‘평화가 움트는 연극 교실’

2020년도 김포 혁신교육의 공통 주제는 ‘평화’다. 공감DO는 평화라는 테마를 녹여낸 연극예술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평화롭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돕고 있다. 올해 공감DO가 기획한 활동은 ‘평화가 움트는 연극 교실’이다. 연극과 다양한 심미적 체험을 통해 청소년 스스로가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천 대표는 “‘움트다’라는 말이 새싹이 돋아나다, 시작되다 라는 뜻”이라며 연극을 통해 내 마음에 평화가 움트기 시작한다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연극교실은 아이들이 ‘평화가 움트는 건 뭘까?’라고 생각했을 때 본인의 감정을 인지함으로써 얻는 '내 안의 평화'에 포커스를 맞췄다. 나는 어떨 때 기쁘고 어떨 때 짜증이 나며 어떨 때 슬픈지 등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법을 연습하는 것을 가르친다.

평화가 움트는 연극 교실은 다양한 혁신교육 프로그램들 중 가장 많은 학교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그 비결은 바로 공감DO 수업에 대한 학교 선생님들의 믿음과 선호 덕분이라고 한다. 천 대표는 학교 선생님들 사이의 입소문이 혁신교육 활동의 활성화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너무 감사하게도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 저희 프로그램이 좋다는 이야기가 돌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를 불러 주시는 학교마다 사정이 달라서 우리 공감DO 선생님들이 학교, 학년, 학급의 특징을 고려해 그에 알맞은 수업안을 계속해서 변경하고 연구했다. 또 학교 선생님들이 요구하시는 부분들도 수업에 반영했다. 그런 부분에서 선생님도 학생도 만족하는 수업을 이끌어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획일화된 공교육만 받다가 김포시에서 예산을 받아 혁신교육이라는 다양한 경험할 수 있다는 건 매우 감사한 일이다. 평화수업을 포함해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는 일은 좋은 것이고, 그것을 시도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화가 움트는 연극 교실 수업 모습

 

 

제대로 된 마을교육 전문가 양성 필요

천 대표의 말을 빌리면 혁신교육이란 기본적으로 마을교육이다. 마을교육이란 마을의 인적자원을 적극 활용해 우리 마을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 마을 아이들을 지키고 보호하고 가르치는 교육 방식이다. 이에 따라 현재 김포에서는 여러 분야의 동네 전문가들이 전문성을 살려 학교 현장에 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라는 곳은 프로그램만 좋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특히 수업이라는 건 ‘대상에 대한 세세하고 완벽한 파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수업이라고 하더라도 대상이 이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누군가가 한 분야의 전문가라고 해서 그 지식을 가르치는 일까지 잘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지식이 있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다른 능력이기 때문이다. 천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제 전공인 연극에 비유하자면, 배우와 스승은 다르다. 연기를 잘하는 것과 연기를 가르치는 것을 잘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현재의 마을교육 상황에서 천 대표가 가장 염려스러운 점은 처음으로 마을교육을 접해본 학교에서 아이들과 전문가의 케미가 잘 안 맞았을 때, 그 일련의 경험으로 ‘역시 마을교육은 별로다’라는 인식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천 대표는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혁신교육이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준비 단계인 ‘전문가 양성’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래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마을교육의 수업 만족도가 높아질 뿐 아니라 김포 아이들이 앞으로 더 다양하고 많은 경험들을 무료로 누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긍정적 경험들이 아이들을 거쳐 학부모들에게 전달되고, 더 나아가 외부 지역 사람들에게도 전파됨으로써 혁신교육을 지향하는 외부 지역 학부모들이 김포로 유입될 것이고 결국에는 김포가 교육 잘하는 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인식이 형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르치는 사람도 계속 생각하고 배워야 한다

천미현 대표는 본인이 가르치는 일을 하는 동안은 공부를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에 공부를 하지 않으면 똑같은 것만 가르치게 되기 때문이다. 천 대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석사를 졸업하고도 수많은 워크샵을 다니고 있고 심리학과 사회적 기업에 대한 공부도 계속하고 있다.

천 대표는 “우리는 교과서 속 지식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내 머릿속에 새로운 자원이 계속 들어가야 한다. 단순히 책만 읽는 배움이 아닌 누군가에게 배우는 배움 또한 놓지 않는다. 그래서 공감DO 선생님들과 함께 워크샵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역량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런 것들이 공감두가 계속해서 발전한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교육이란 좋은 사람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라는 말을 좋아한다. 우리가 국어, 영어, 수학 공부를 하는 것도 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혁신교육은 지식적인 교육만이 아닌 나에 대한 고찰과 철학 등의 원초적인 교육에도 포커스가 맞춰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내 자신을 잘 알면 역경 버텨낼 수 있는 힘 생긴다

천 대표는 자신이 하는 교육 활동이 한 번도 미래교육, 혁신교육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그저 그녀가 할 수 있는 것, 아이들이 이렇게 교육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녀의 교육 활동을 보면서 ‘그게 바로 혁신교육’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저는 예술을 전공한 사람이라 원래부터 이런 식으로 수업을 해 왔는데 요즘 대두 되고 있는 미래교육, 혁신교육이 저의 수업방식과 비슷한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다. 그리고 운 좋게도 아이들과 선생님들한테 반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살아보니 지식이 많은 것 보다 나를 잘 아는 것, 나의 가치를 아는 것, 나만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 이런 것들이 얼마나 가치 있고 나를 빛나게 할 수 있는지 알게 됐고, 이런 생각이 인생에 훨씬 중요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이것을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학문적인 배움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누구인지, 내가 왜 이 공간에 존재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장래희망 말고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등을 고민하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고 매력적인 활동”이라며 “내 자신을 잘 알면 어떤 풍파가 와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혁신교육 뛰어넘어 ‘김포시민 위한 예술 쉼터’ 되고파

천 대표는 “공감DO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점점 더 성장하고 확장돼 가고 있다. 앞으로도 김포에서 공감DO만이 할 수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자체적으로 많이 개발해서 아이들의 숨이 될 수 있도록 하고, 공연을 만들어서 청소년들을 위한 연극과 문화예술 교육을 기획해 아이들이 향유하면서 치유도 받을 수 있는 공연도 만들고 싶다”며 더 나아가 “지금 우리의 주 포커스는 학생들이지만 앞으로는 아이들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김포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쉼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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