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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에 교육을 담다>음식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주는 학교급식

기사승인 2021.02.08  2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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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둑한 새벽길을 학교에서 1, 2등을 다투며 출근하는 사람은 조리사님과 나이다. 우리 학교 검수 시간은 7시 30분~8시 20분이다.

검수시간이 이렇게 빠른 이유는 20년 전에 지어진 학교로 교문이 하나이기 때문에, 학생 등교 안전을 위해서이다. 또한 한정된 조리원이 한정된 시간에 많은 양의 점심식사를 준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1,300명이 먹을 식재료 검수 후 냉장 보관을 하면 대형 냉장고로도 3대가 모자랄 정도였다.

검수는 보통 조리사님과 내가 하지만 학교급식을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서 주 2회 이상 학부모 급식 모니터링을 운영한다.(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중단했지만) 학부모급식모니터링단은 급식 검수와 급식실 위생 상태 등 전반적인 급식운영을 모니터하기 위하여 월요일부터 금요일 사이에 원하시는 날짜에 오는데, 어느 학부모님은 검수모니터링 날짜를 정해주는 학교들은 신뢰감이 떨어진다고 하셨다.

그러나 날짜를 정해주는 학교라고 해서 특정한 날만 깨끗이 관리하지 않는다. 급식하는 내내 한결같이 위생에 힘쓰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학부모님들의 오해가 없으셨으면 좋겠다.

검수 모니터링으로 오시는 학부모님들은 “이렇게 많은 식재료들, 오늘 다 쓰는 거예요?”, “우리 집 냉장고보다 휠씬 깨끗해요.”, “매콤콩나물무침, 매콤돼지갈비찜은 얼마나 매워요?”라는 질문이 많다. 식재료들은 대부분 당일 검수 후 당일 소비한다.

우리 학교는 병설 유치원이 4학급이나 있어서 ‘만 3세부터 교직원’까지 급식대상자의 폭이 매우 크다. 그러므로 매운 정도는 만3세부터인 유치원생 1단계, 저학년 2단계, 고학년 3단계, 교직원까지 4단계로 나누어 조리한다.

이것은 교실배식이기에 대상자에 맞는 조리 및 배식이 가능한 것이다. 교실배식을 싫어하는 학부모님들도 계시지만, 식당이 작아서 2~3회 나누어 급식을 실시하는 학교에 비해 배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대기시간도 매우 짧으며, 아이들이 시간에 쫓기지 않고,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것도 교실배식의 장점이다.

단점은 학교급식을 적온 관리하는 것이 어렵지만 그에 대한 보완으로 요리에 따라 소분하는 시간을 달리한다. 최대한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식단 중 마지막 소분 및 오븐 재가열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니, ‘교실배식은 식어서 맛이 없다.’라는 편견은 버리셨으면 좋겠다.

학교급식을 하면서 가장 속상한 일은 냉장고 한가득 담긴 재료로 새벽부터 열심히 만든 음식이 쓰레기로 나갈 때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은 엄마가 해주신 밥이라고 한다. 집에서의 엄마표 밥상만큼은 아니지만, 새벽부터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맛있는 급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열심히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님과 조리실무사님의 정성 또한 그에 못지않다. “내 자식이 먹는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만들고 있다. 엄마표 반찬처럼 입에 딱 맞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먹어보자.’라는 생각으로 급식을 받았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음식을 먹지 않고 버리는 이유 중 하나는 편식이다. 편식이 심한 이유는 식생활습관과도 매우 밀접하다. “생선이 너무 자주 나와요.”라는 학부모님 말씀에 “주 1회 제공이 많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대답을 드린 적도 있었다. “가정에서는 생선을 얼마 만에 한 번씩 드시나요?”라고 물어보면 집안에 풍기는 냄새 때문에 거의 먹지 않는다고 대답하신다. 생선 냄새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학생은 당연히 그 냄새가 역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나물 또한 마찬가지다. 시금치나물이나 고사리, 취나물 등을 먹어보지 않은 학생은 식감이나 말린 나물에서 나는 특유의 향에 입에 넣어보기도 싫을 수 있다.

모든 학생이 100%로 만족하는 급식을 하고 싶은 것이 모든 학교급식 관계자들의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대상자의 나이와 기호도가 각각 다르기에 맞추기 쉽지 않다. 그래도 학생들 대상으로 1년에 2회 기호도 및 만족도 조사를 하고 의견수렴을 해서 급식에 반영하고 있다.

학교급식은 아이들에게 가정에서와 다른 음식을 먹어볼 수 있도록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에서도 학교급식이 아이들 입맛에 맞는 음식만 나오기를 기대하기보다는 가정에서 접하지 않는 음식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해주는 곳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매운 음식을 못 먹던 아이들도 한 달, 두 달 지나면서 매운맛에 적응해 나가며 변화하는 과정이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서 편식이나 새로운 음식에 대한 선입견도 점점 줄여갔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운양초등학교 문미연 영양선생님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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