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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아름다운 중독이다”

기사승인 2021.02.08  22: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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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보현 김포우체국 보험설계사

‘봉사의 달인’, ‘김포천사’라 불리며 27년째 봉사 활동 펼쳐

지난해 헌혈 10회, 개인기부 160여 만 원, 봉사 300시간 기록

“봉사를 하면 그저 기쁘고 행복을 느낄 뿐 아니라 내 자신에 대한 뿌듯한 자긍심을 갖게 된다. 그러니 중독처럼 봉사를 하게 된다. 우리 아내는 남모르게 해야 진짜 봉사라고 말하지만 이렇게 알리면 봉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나비효과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언론 보도를 보고 사람들이 나에게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많이 소개해주더라.”

김포우체국 보험설계사로 활동하고 있는 지보현 씨(66세)는 27년째 봉사의 길을 가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 한 해만도 번개장터와 당근마켓에서 본인이 직접 만든 캄포도마와 평생 모은 도자기들을 팔아 모은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 일곱 가정에 전달했고, 사우동행정복지센터를 찾아 50만 원을 기부했다.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지나치지 못해 직접 도움을 주기도 하고 개인적인 해결이 어려울 경우 행정복지센터나 복지재단에 연결해주는 역할도 했다.

사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기도 하지만 그의 경우엔 발굴과 연결이라는 일반적인 차원을 넘어선다. 직접 차에 태워 함께 동사무소로, 장애인단체로 서류를 떼러 가고 글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대필을 해주는 등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보살핀다. 지난해 그런 손길을 거쳐 교통장애우 방문 케어 서비스가 필요한 세 가정과 위기가정 세 곳을 포함해 수급 신청이 필요한 두 가정이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발달장애 판정 아들 덕분에 같은 처지 주변 보게 돼

그가 봉사의 길에 접어든 것은 서른둘에 낳은 아들 때문이었다. 돌이 지나도 눈을 마주보지 못하는 아이를 안고 간 병원에서 발달장애 판정을 받은 후 지 씨의 삶은 확 바뀌었다. “세상에 욕심이 많았다. 그런데 아들 덕분에 마음을 비우게 되면서 주변을 보게 됐다”는 그는 특수치료를 위해 매일 서울로 아이를 데리고 오고가는 힘든 생활 속에서도 아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눈길을 돌렸다.

“장애인 시설로 짜장면 봉사를 갔을 때 거동이 불편한 몸인데도 자신보다 더 힘든 상대를 위해 어렵게 몸을 이끌어 먹여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 정말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구나. 서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거구나, 하고 가슴 깊이 느꼈다.”

“그때를 떠올리니 또 눈물이 난다”는 그는 고촌에 중국집을 열고 1994년부터 짜장면 음식봉사를 시작했다. 아들과 같은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장애인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짜장면과 탕수육을 대접하기도 하고, 장애인시설, 노인복지시설을 찾아다니며 정성껏 짜장면을 뽑았다. 한 번에 30~100여 명씩, 한 달에 4~6번에 이르는 봉사활동을 이어갔고, 해가 갈수록 활동영역이 확장됐다.

언제나 차 트렁크에 칼과 위생모자, 앞치마를 챙겨두고 짜장면 봉사 요청이 들어오면 김포에 한정하지 않고 어디든 달려갔다. 대구, 목포, 안산 등 다양한 복지시설을 다니며 어느 땐 한 달에 10번 넘게 봉사활동에 전념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뒤에 “봉사에 미친 사람”이라며 불평하지만 기꺼이 혼자 가게를 맡아준 고마운 아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짜장면 음식봉사로 시작, 어려운 이웃 돌보는 다양한 활동 펼쳐

김포로타리클럽 회원들과 매년 가연마을을 찾아가는 봉사를 비롯해, 1998년부터 2001년까지 한 달에 한 번 파주애덕의집, 용인미혼모시설, 성가원, 용인노인요양원, 연꽃마을, 하남중증장애우시설, 작은프란치스꼬의집에 짜장면 봉사를 했고, 경남경산 청구혜화원, 목포경애원 등에서도 짜장면 나눔을 실천했다.

어려운 이들을 돕는 보람이 커질수록 운영하는 식당 적자가 점점 늘어나 결국 그는 2005년 식당을 정리하고 김포우체국 보험설계사로 들어갔다. 그런데 바꾼 직업 덕분에 더욱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향하는 그의 따뜻한 시선이 이웃에게도 이어졌다. 동네 통장 일을 하면서 봉사가 일상이 되었고, 여러 단체 활동을 통해 미처 행정의 손길이 닿지 못했던 이들을 복지재단과 행정복지센터로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이어갔다.

코트 한 벌도 ‘아름다운 가게’에서 1만 원에 구입해 입을 정도로 절약 생활을 하며 해마다 개인 기부를 100만 원 이상 하고 있는 지보현 씨. 올해 기부 금액도 160여 만 원에 이른다. 봉사자가 필요하다는 연락이 오면 시간이 허락하는 한 두 말 않고 달려가기에 최근 5년간 1,674시간이라는 봉사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27년 동안 이어진 봉사활동 중 그에게 주어진 역할 또한 많았다. 사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을 4년 동안 역임했고, 통장단협의체, 건강사회복지포럼 공동대표, 장애인단체 사무국장, 희망봉사단 김포활동가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더욱 밀착된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이에 그는 ‘2018년 경기복지대상’에서 ‘아름다운 얼굴 10인’에 선정됐고, ‘2018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도 수상했다.

이제 손자 재롱을 보며 편안한 노년을 준비할 시기임에도 지보현 씨는 봉사활동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병 하나 없는 건강한 몸인데 할 수 있을 때까지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말하는 그. 아마도 그 이유는 그가 짜장면 음식봉사를 갔던 복지시설에서 한 아이가 “아저씨,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짜장면이었어요”라고 외칠 때 느꼈던 뿌듯함, 그 뜨거워지던 가슴을 기억하며 봉사라는 ‘아름다운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아 기자 gimpo1234@naver.com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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