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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존재하는 책방이고 싶다”

기사승인 2021.02.23  21: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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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작은 책방 ‘코뿔소책방’

8살 아들이 직원... 재밌는 그림책 권하고 단골도 관리

책방 통해 아이, 사회, 김포 위한 다양한 모임 꾸려지길 기대

‘김포 동네책방 네트워크’ 활동으로 ‘문화도시 김포’ 꿈꿔

▲젊은 엄마 여고은(36) 사장과 아들 최은우(8) 직원

지난해 6월, 운양동 한신더휴테라스 아파트 상가에 작은 책방 하나가 문을 열었다. 젊은 엄마 여고은(36) 씨가 사장, 아들 최은우(8) 어린이가 직원인 ‘코뿔소책방’. 카페로 착각하게 만드는 하얀 문을 열고 들어선 책방은 마치 예쁜 집 거실에 초대된 듯한 아늑함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책으로 빼곡하게 채워진 책장 가득한 서점 풍경과 사뭇 다르다. 누워서 반기는 그림책,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원목 테이블과 의자가 인상적이다.

“단골이던 꽃집을 인수해 책방을 열었다. 한적한 곳이라 주변에서 ‘왜 이곳에?’라고 만류했지만 책 좋아하는 은우와 함께할 수 있는 일이 책방이라고 생각해 겁 없이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반 책과 그림책을 함께 구비하다 제일 잘 아는 게 그림책이고, 그림책 찾는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림책 위주로 하게 됐다. 어른 책도 꽤 있는데, 동네책방은 모든 책을 갖출 수 없기에 주인의 눈으로 선택한 책들이 독자와 만나게 된다.”

▲예쁜 카페 같은 코뿔소책방

아이 떼놓기 싫어 함께할 수 있는 책방 열어

대구가 고향인 그는 결혼과 함께 남편의 근무지인 울진으로 내려가 은우를 낳고 집 앞에 있는 도서관을 매일 함께 다니며 그림책모임을 했다. 그러다 은우가 다섯 살 때 김포로 이사 와 역시 책방을 다녔다. 그런데 재작년 갑자기 친정엄마가 돌아가시며 집에서 계속 울고 지내는 날들이 이어졌다.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은우와 함께할 수 있는 책방을 떠올렸고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용기를 냈다. 그리고 책방에서 사람들과 만나며 슬픔도 조금씩 작아졌다.

“이곳에 오는 엄마와 아이들은 ‘필요한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책을 추천 받고 싶어 한다. 내가 그림책을 고르는 기준은 은우다. 은우가 재밌어 하는 이야기, 엄청 아름다운 그림으로 구성된 그림책을 고르게 된다. 교훈이나 학습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 이런 시선에 동의하는 엄마와 아이들이 와서 책을 보고 사간다. 내가 책을 선택한 이유, 좋았던 부분을 꼼꼼하게 물어보기 때문에 판매하는 그림책은 다 읽어본다.”

개점 8개월째인 코뿔소책방은 엄마들 사이에 조용히 소문이 나면서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단골도 조금씩 생기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착한 선결제 캠페인’ 덕분에 한 번에 얼마를 적립해 놓고 구매할 수도 있는데, 5% 적립에 김포페이를 이용하면 10% 할인이 더해져 총 15% 할인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도 작은 동네책방이 월세를 감당하며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염려를 지울 수 없다.

▲입구에서 바라본 책방 왼쪽. 그림책이 누워서 반긴다.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 저학년 서너 명에게 주제를 정해 그림책을 네다섯 권 읽어주고 아이들 생각을 나누고 있다. 1시간 정도 하는데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던 아이들도 책을 읽어주면 이야기 재미에 푹 빠진다. 아이들 생각이 얼마나 기발하고 재미있는지 모른다. 엄마들은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만으로도 좋아하더라. 이 북클럽이 책방 운영에 도움이 많이 된다.”

책방을 시작하면서 그는 은우에게 “엄마가 사장이고 은우가 직원이야. 그니까 손님에게 다정해야 하고 잘 알려줘야 해”라고 일렀다. 그 덕분일까. 은우는 직원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은우를 어디 보내지 않고 ‘끼고’ 살아서 내심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책방을 하며 은우가 얼마나 사교성 많은 아이인지 새삼 발견하게 됐다. 책방에 온 아이들에게 자신이 재미있게 본 그림책을 권하고 단골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이름표를 만들어주기까지 한다. 물론 카운터에서 계산도 한다.

▲입구에서 바라본 책방 오른쪽. 여고은 사장에 의해 선택된 어른을 위한 책도 많다.  

“일을 시작하면서 은우를 억지로 떼어놓고 싶지 않아 함께했는데 정말 잘한 것 같다. 앞 나래울공원에서 맘껏 뛰어 놀기도 하고 매일 오는 누나, 형, 동생들과 어울려 신나게 논다. 책방에서 책을 많이 읽을 줄 알았는데 여기서는 주로 놀고 저녁에 집에 가져가 읽는다. 처음 계획과 다르게 됐지만 은우가 행복하니 좋다. 나 또한 아이들의 ‘동네이모’가 돼서 좋다. 밖에서 놀던 아이들이 편하게 들어와 ‘물 좀 주세요, 주스 주세요’ 하면 얼마나 귀여운지...”

책 읽는 재미 아는 아이들 늘어났으면

코뿔소책방이 아이들에게만 편한 공간은 아니다. 엄마들도 편하게 들어와 이야기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그러다 보니 그림책모임, 환경모임 등 다양한 모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아이들을 위한, 사회를 위한, 김포를 위한 더 많은 모임이 이곳에서 꾸려지길 소망하고 있다.

“책 읽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늘어나 5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어, 이 책방이 아직 있네’라며 반가워하는 소리를 듣고 싶다. 아이들이 영상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책을 읽는 아이들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책이 주는 재미를 아는 아이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공연, 예술 등 문화의 시작이 책이지 않나. 그런 생각이 확대되길 바란다.”

▲책방 한쪽에 마련한 세제 소분 코너. 큰 용량의 친환경세제를 구입해 소량씩 나눠 사갈 수 있게 했다. 플라스틱 용기를 덜 사용하게 돼 좋다. 옆 바구니는 화장품회사에 보낼 용기를 모으는 곳. 

최근 김포에 동네책방이 늘고 있다. 코뿔소책방이 문을 여는 데는 김포 동네책방의 시효라 할 수 있는 북변동 ‘꿈틀책방’의 도움의 컸다. 2016년 문을 연 이곳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동네책방을 열겠다는 꿈을 키우게 됐고, 코뿔소책방 개점 이후 ‘게으른정원’, ‘민들레와달팽이’, ‘화창한서점’ 등이 문을 열었다. 지난 달 마산동 ‘책방노랑’에 이어 장기동에도 동네책방이 생긴다.

이렇게 늘어난 동네책방은 ‘김포 동네책방 네트워크’를 꾸려 함께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동네책방 스탬프 투어에 이어 올해는 ‘작은 책방이 꿈이라면’이라는 워크샵을 열고 동네책방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비대면 강의를 진행했다.

“이렇게 많은 동네책방이 들어서고 함께 활동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이 모임을 통해 김포가 어마어마한 문화도시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 그러기 위해 매주 만나 머리를 맞대고 있다. 리플렛을 만들고 볼 만한 기획을 하고 있으니 기대 바란다.”

▲한 벽면에 붙어 있는 '독자의 권리' 

김정아 기자 gimpo1234@naver.com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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