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에 예술을 입힌 조각가 한창조

한창조 조각가

평생을 한글과 예술로 점철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조각가가 김포에 있다. ‘한글’의 예술화를 위해 40여년을 조각했고, 그의 손을 통해 예술의 옷을 입은 한글이 세계의 조각 가운데 선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마지막 꿈이라 말하는 한창조 조각가가 그 주인공이다.

한 작가는 유일하게 열려 있는 한강을 가진 김포가 평화시대 세계의 주역이 될 것이고, 한글 조각이 평화시대를 여는 관문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조했다.

제27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조각 '역사의 문', 1979년 대통령상 수상작, 현재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소장

“김포에 꿈을 심었을 때, 김포는 제 고향이 되었습니다”

 

대곶면 쇄암리에서 30년째 거주하고 있는 한창조 조각가는 국전 28회에서 <조각: 역사의 문>으로 대통령상을 수상, 88서울올림픽 조각공원 제작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문화인으로서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홍익대 조각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국립대학 세자리 아뜰리에 조각과를 졸업한 그는 1978년 개인전을 열며 조각가로 데뷔했다. 조각가 데뷔 후년인 79년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그는 매해 개인전과 파리 국제 초대전 출품을 이어오며 역량을 발휘해 오다, 문화인으로서는 최초로 국가적 행사인 1988년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조각심포지움 및 세계 현대미술제운영 본부장을 맡으며 국내외 유명 문화인으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런 그가 김포에 자리잡게 된 것은 김포 국제조각공원의 조직위원으로 임하면서부터다.

“김포는 저에게 제2의 고향이죠. 김포국제조각공원에 꿈을 심었을 때, 그때 김포는 제 고향이 되었습니다”

국방부 전쟁기념관 전국 공모전 가작 '한글-시옷', 2001년 작품

평생이 담긴 작품, 평화도시 김포의 문화적 자산 되길

 

파리 유네스코본부의 2000세계를 빛낸 작가상 수상, 대한민국 문화훈정(옥관)서훈, 광주비엔날레 제안기획공로 표창, 정부50주년 및 미술의 행사공로 표창 등 ‘한창조’를 수식하는 단어는 수도 없이 많다.

문화인으로서 국제 무대를 주로 밟은 그는 한글이야말로 더없이 우수한 문화적 자산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후 한창조 한글조각 특별기획전을 개최하기로 결심한 그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매해 한글조각 특별기획전을 개최해 오고 있다.

“한글은 이미 세계에 우수성이 입증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문화자산입니다. 저는 평생을 한글의 문화적 위상을 예술으로 재창조하고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한창조 작가는 한글을 조각으로 남긴 그의 작품들은 수많은 표창과 수상을 받았고 실제 작품 구매 요청도 줄을 이었지만, 자신의 혼이 담긴 작품들을 사익을 위해 판매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작가의 손을 통해 탄생한 작품이긴 하지만, 한글을 조각한 작품들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처분할 수가 없었어요. 매해 전시회를 개최할만큼 작품에는 열성이었지만, 계속해서 판매하지 않고 모아두었던 것이죠”

현재, 한 작가의 작품들은 오롯이 김포 대곶면 쇄암리에 모여 있다.

작품 한 점 한 점 우수성을 입증받은 작품들이지만, 작가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여러 측면에서 고민이 크다.

그는 고민 끝에, “김포가 평화시대를 열어가는 주역으로서 역할을 하는데 작가의 작품이 일조할 수 있다면, 김포시에 기증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 내렸다”고 말했다.

“제 나이 올해로 80세입니다. 더 이상 작품을 작가의 품 안에 안고 있으면 안 되는 나이이죠.김포는 저의 제2의 고향입니다. 김포시가 평화시대의 주역으로 오롯이 설 수 있도록, 제 작품들이 빛을 발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창고에 모아 둔 한창조 작가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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