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5 역량이란 무엇인가?①

강영준 김포시 교육자문관

역량은 성격, 자세, 태도, 사고방식 등과 관련되는 의식작동을 포함하며 이와 연관하여 문제해결이나 결과에 영향을 주는 지식과 기술 그리고 일관되게 나타나는 긍정적 행동입니다.

학생교육에 역량개념을 적용할 때 점검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역량(Competency)이 기업의 인재육성 부문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적용하여온 개념인데 학생들에게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가? 타당하다면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 등 하나하나 쉽지 않은 문제들이지만 확인이 꼭 필요한 사항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꼼꼼하게 살펴 학생·청소년 역량교육 프로그램이 설계, 적용, 평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학생역량교육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매우 부족하였습니다. 뒤늦었지만 이 자리에서라도 역량이란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하여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아쉬운 점은 80년대 이후 30여 년간 괄목할 교육계 변화를 이끌어온 중추적 조직, 세력들도 이에 대한 관심을 두지 않았고 당연히 연구 또한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교육정책 당국의 학생역량 교육추진에 대하여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게 되고 근거가 없거나 희박하며 오해에 기반한 정서적 반감이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학생역량개발 교육 활동이 지체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예전에 다 했던 것들인데 뭐 새삼스럽게...”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맞습니다. 예전 정열적 교사들의 교육활동들 대부분 학생역량개발, 향상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학교에서 삽겹살 구워 먹고, 캠핑하고, 삼삼오오 아이들 이끌어 여행가고, 집으로 초대하여 밥 먹이고, 학생 주도 자치활동을 지원하고, 건강한 급식을 제공하고, 시험으로 아이들 낙인찍는 행위를 거부하고...이 과정에서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느끼고 경험하게 하려 했을까요? 그 알맹이가 바로 역량입니다.

공동체를 소중히 여기는 것,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는 것, 소통하는 것, 양보하는 것, 자신을 믿고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것, 용기 있게 행동하는 것, 진실되게 사는 것, 때에 따라서는 열심히 공부하는 것...

역량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인간이 갖추어야 할 소양’입니다. 행복한 인생의 조건이 무엇이냐에 따라 역량은 다양한 모양을 취하게 됩니다. 국가 사회의 구성원이 갖추어야 할 소양을 역량으로 정의하게 되면 공동체역량 같은 것이 우선 떠오릅니다. 서로 협력하여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면 의사소통역량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기업조직은 자기 조직의 구성원이 갖추어야 할 요건을 역량으로 정립하여 채용, 육성, 평가, 배치, 퇴출 활동을 하는 역량중심의 채용, 육성제도를 실행해 왔습니다. 무한경쟁 시대에 내몰린 조직들은 생존의 한 방법으로 조직구성원인 인재를 어떻게 활용하여 이 난국을 돌파할 것인가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역사성을 지닌 역량개념이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것이 타당한가? 아이들은 기업조직의 구성원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어떤 답이 있고 여기에 맞춰 아이들을 교육하자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역량개념이 기업조직에서 인재육성, 성과 극대화를 위해 나타난 것이라는 것을 먼저 상정하게 되면 우리 학생교육 속으로 한 발짝도 들어 올 수 없습니다.

열정으로 불타는 선생님들이 교과지식 학습이 전부가 아니라 인간이 되라고 하며 불철주야 고민하고 행동했던 그것. 그것을 찾아 교육활동의 중심으로 가져오는 것이 학생역량교육입니다. 이 과정에서 선행의 역량 연구들과 기업조직에서 인재육성 개념으로 갈고 닦아 온 것들은 참고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많은 부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평가척도, 육성방식 등이 많이 연구, 적용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국가, 인류사회의 구성원이 갖추어야 할 소양을 명확하게 드러내어 정리하고 이를 보다 풍부하게 경험하고 인식하고 향상하여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역량교육입니다. 그러므로 학생역량교육은 경쟁이나 성과창출 같은 자본주의 기업조직 중심의 인재육성 개념은 때에 따라서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교육현장을 누비고 있는 교사들의 몫입니다.

 

▶다음 회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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