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 10. 학생 핵심역량 알기 4 _ 심미적감성역량

강영준 김포시 교육자문관

심미적감성역량은 인간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향유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심미적감성역량'은 두 개의 영역(문화적 소양, 다문화 수용성)을 설정하고 있으며 '문화적 소양' 영역에는 ‘독서활동’, ‘예술활동’, ‘스포츠활동’의 지표를 '다문화 수용성'에는 ‘다양성’, ‘관계성’의 지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2018 KEDI 학생역량 조사 연구, 한국교육개발원, 2018)

학생핵심역량과 세계적 기업들의 핵심역량을 비교해 볼 때 가장 크게 구분되는 부분이 심미적감성역량 부분입니다. 다른 다섯 가지의 핵심역량들은 여러 기업조직에서 핵심역량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 내용은 많이 다를 수 있지만 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심미적감성역량은 학생핵심역량 교육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미적감성역량'을 개발하는 데 있어 예술, 체육, 독서활동을 다양하게 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음악, 미술, 공연 등의 여러 활동으로 미적 안목을 기르고 향유하는 것이나 체육활동으로 신체의 건강함과 강인함을 추구하는 활동은 물론 책 읽는 습관을 기르고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 독서, 예술, 체육활동들은 이미 우리의 교과학습체계에서 오랜기간 전문성 있게 운영하여 온 분야입니다. 당연히 심미적감성역량의 향상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나 평가활동도 잘 형성되어 있고 익숙할 것입니다. 그런데 위 정의에서처럼 이런 다양한 교육활동들이 인간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 향유할 수 있게 돕는 데 적극 기여하고 있는지 한 번 확인할 필요는 있습니다.

각각의 학생역량의 정의, 영역, 지표를 정리하면서 느끼는 것은 한눈에 알기 쉽게 내용의 연관성을 가지면서 정리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로베르타 골린코프와 캐시 허시-파섹이 최고의 교육에서 언급하는 것들을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더 선호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심미적감성역량'은 내용을 이해,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왜 이런 지표들을 이 역량에서 제시하고 있는지 의문이 발생합니다. 특히 다문화 수용성 영역은 공동체역량의 지표로 하는 것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됩니다. 그렇지만 이런 역량체계 구분을 따지는 것은 이미 지나가 버린 것이기에 각각의 지표들이 가지는 의미성을 따져서 교육프로그램을 구상, 실행하는 데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같습니다. 역량체계의 완벽한 구분이나 논쟁이 아이들의 역량교육에 관건적 요소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심미적감성역량은 '인간에 대한 애정, 삶에 대한 낙관성, 긍정성, 자신감'을 높이는 것이 핵심적 사항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핵심사항을 정리하고 보니 자기관리역량과 겹치는 부분이 꽤 나타납니다.

자기관리역량은 ‘자아정체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과 진로에 필요한 기초 능력과 자질을 갖추어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입니다. ‘긍정적 자아의식’(자기이해, 자아정체감), ‘자기 주도성’(성취동기, 자기관리, 자기확신), ‘진로성숙도’(진로계획성, 진로독립성, 진로행동)를 영역, 지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를 보다 다양하고 깊이 이해하고 진로계획을 세우며 이를 위한 자기관리를 하는 과정으로 자기관리역량이 제시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심미적감성역량은 이보다 조금은 고차원적으로 삶의 의미를 파악하고 가치 있는 삶을 생각하며 인간에 대한 공감적 이해를 높이는 부분을 강조하는 것으로 인식하면 지향점이 보다 명확해집니다.

그래서 심미적감성역량을 다각도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한 번 더 살펴봐야 하는 것이 자신감이 아닌가 합니다. 스스로를 믿고 미래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인식하며 당당하고 확신 있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힘이 자신감입니다.

로베르타 골린코프와 캐시 허시-파섹은 이 자신감을 미래역량 중 하나로 설정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믿고 그저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 그 누구의 간섭에서도 벗어나 자신의 위치나 상태를 정할 수 있는 것, 스스로 결정해 행동하면서도 위험을 현명하게 감수하는 것, 변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집요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역량으로 자신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실패할 용기'를 갖는 역량이라고 자신감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로베르타의 자신감역량 부분을 정리하고 보니 우리 교육당국이 제시하고 있는 심미적감성역량과는 많이 다른 지점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 더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예술적 감수성, 심신의 건강한 발달, 인간과 삶에 대한 긍정적 사고, 낙관성을 자신감역량과 이웃하여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여러 역량들이 그 자체로 완결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웃하며 연관, 상승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자기관리역량과 심미적감성역량의 매개점으로 자신감역량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있는 활동입니다.

학생역량 연구활동에서 한국교육개발원은 각각의 지표별로 다음의 표와 같은 점검(평가)요소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심미적감성역량의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실행한 후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를 점검할 때 필요한 자료입니다. 또한 학교 전체적으로 연간 단위 또는 학기별 단위로 관련 역량의 변화추이를 파악할 때에도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KEDI는 이 문항을 토대로 5년간 전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역량의 변화추이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표> 심미적감성역량 지표별 학생 자가진단 문항(KEDI 학생역량 조사 연구, 2018)

영역

지표

설문 문항

문화적 

소양

독서활동

독서는 내가 좋아하는 취미 중의 하나이다

다른 사람과 책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선물로 받을 때 기쁘다

한 번 읽기 시작한 책은 끝가지 읽는다

예술활동

예술(음악, 미술, 영화, 연극 등)관람 및 활동은 내가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이다 *음악에는 전통음악, 클래식, 오페라, 뮤지컬, 대중가요 등이 포함되며 미술에는 디자인, 공예, 서예, 사진, 만화 등이 포함된다.

다른 사람과 예술(음악, 미술, 영화, 연극 등)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예술관람(음악회, 콘서트, 미술전시회, 영화관람, 연극공연 등)을 좋아한다

예술활동(노래, 악기연주, 만들기, 그림그리기, 영화제작 등)을 좋아한다

스포츠활동

스포츠는 내가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이다

다른 사람과 스포츠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스포츠 경기관람을 좋아한다

가벼운 운동이나 각종 경기에 참여하는 것을 좋아한다

다문화 

수용성

다양성

한국에 사는 외국사람들도 우리나라 사람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살기 위해서 온 외국사람들의 전통이나 생활습관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이주민이나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면 우리나라 문화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인종에 상관없이 누구나 학급임원(회장, 부회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종이 다르더라도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면 우리와 같은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관계성

우리 학교나 학급에 외국이주민이나 다문화가정의 아이가 있다면 다른 친구들과 똑같은 친구로 대하겠다

외국이주민이나 다문화가정의 아이가 자기 집에 와서 놀자고 하면 그렇게 하겠다

기회가 있다면 상대방의 인종, 국적, 문화권에 상관없이 기꺼이 친구를 사귀겠다

내 생일에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게 된다면 외국이주민이나 다문화가정의 아이도 함께 초대하고 싶다

 

위 문항들을 보면 선생님들이 역량개발교육활동 후 그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뭔가 부족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문화적 소양이 어떻게 측정(평가)되어야 더 적합하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실행, 결정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학교에서 학생역량개발 교육프로그램을 여러 번 실행했습니다. 그 중 심미적감성역량 사전사후조사에서는 자기관리역량과 더불어 가장 큰 폭의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관련 활동은 ‘손가락 그림으로 나를 디자인하기’, ‘우리 주변의 아름다운 것들’, ‘나의 꽃말 만들기’, ‘픽토리텔링 ­ 꽃들에게 희망을’, ‘나를 이기고 비상하라’ 등의 활동을 3시간 ~ 6시간 하였습니다. 정리하면서 그동안의 교육내용을 점검하여 보니 많은 부분 자기관리역량과 연관된 내용을 교육소재로 활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섯 가지의 학생핵심역량의 정의, 영역, 지표를 정리하면서 꼭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교육당국이 제시하고 있는 정의, 영역, 지표 등 학생역량의 일반적인 내용을 넘어서는, 또는 관통하는 그 어떤 핵심적 개념이나 가치를 찾아서 이를 인식, 경험, 발달시키는 교육프로그램을 설계, 운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심미적감성역량에서는 ‘인간과 인생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나 낙관성에 관련된 다양한 사항’들을 선생님들의 관점에서 재해석, 재구조화하여 교육프로그램들이 설계,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다문화수용성 영역 또한 매우 중요한 교육부문입니다. 최근 아니 이미 우리사회는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지 꽤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위로는 글로벌 사회, 아래로는 다문화 사회라는 이중적 사회인식과 접근태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단일민족, 백의민족이라는 개념, 가치도 그 의미를 상실한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이웃이고 존재 자체로 존중, 배려받아야 하는 인간이며 특정 상황에 따라서는 능력이 출중한 존재로 다문화 구성원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학급활동이나 여러 학습활동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의미와 행복감을 익힐 수 있게 관심을 더 기울이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시간을 더 많이 가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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