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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집 대문 안으로 들어간 도시재생사업

기사승인 2021.09.28  21: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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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취재/김포, 김포형 도시재생의 길을 찾다_9 사례에서 배우다⑥ 서울가꿈주택 집수리 지원사업

도시가 성장하면 반드시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낡은 도시를 모두 없애고 다시 짓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아니라 느리지만 생활 터전과 공동체를 유지하며 활력 잃은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 ‘재생’은 힘들지만 의미 있다. 도시재생 초기단계인 김포.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편집자 주>

 

1. 김포 도시재생사업 현황 진단

2. 도시재생사업, 무엇이 중요한가?

3.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역할을 묻다

4. 사례에서 배우다① 주민 의지의 중요성

5. 사례에서 배우다② 주민협의체의 적극성

6. 사례에서 배우다③ 유관기관과의 협력

7. 사례에서 배우다④ 거버넌스의 힘

8. 사례에서 배우다⑤ 아이디어가 다한다

9. 사례에서 배우다⑥ 서울가꿈주택 집수리 지원사업

10. 사례에서 배우다⑦ 상권이 살아야 성공

11. 사례에서 배우다⑧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12. 주민, 행정, 전문가가 말하는 김포 도시재생 방향

▲서울가꿈주택사업 시행 후 장위동 골목 모습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에서 대부분 빠지지 않고 진행되는 사업이 ‘집수리사업’이다. 도시재생 활성화지역 선정 시 인구감소, 사업체감소, 노후주택 증가 중 2가지 이상 해당지역을 그 대상지로 결정하는데, 도시가 쇠퇴하기 시작하면 당연 주택의 노후가 따라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시재생 뉴딜사업뿐 아니라 이전 도시재생사업에서 진행된 집수리사업은 주거지 골목길을 정비하거나 주택의 경우 공공 공간과 접하는 대문이나 담장 등을 사업대상으로 하고 있다. 주민들이 다니는 골목길의 보행환경을 높이고 외관을 정비하는 것은 물론 의미 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을 들지 않더라도 주민들은 깨끗하게 달라진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주민들은 달라진 골목만으로 만족할까? 개개인의 삶에 실제적인 도움이 됐을까?

 

노후주택은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지은 지 20년이 넘는 단독, 다세대, 연립 등은 배관이 오래돼 새기 시작하면서 누수가 발생하고 단열 문제로 추위에 떠는 등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위협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 처한 주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대문 밖이 아니라 대문 안일 것이다. 하지만 ‘공공성’이 강조된 도시재생사업이 개인 집 대문을 열기는 쉽지 않다.

 

주택성능개선지원구역 안 20년 이상 노후주택 공사비 50% 지원

그런 면에서 서울가꿈주택 집수리 지원사업(이하 ‘서울가꿈주택사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체 예산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실행하고 있는 서울시는 노후주택으로 인해 주민이 지역을 떠나게 됨으로써 인구가 감소해 도시가 다시 쇠퇴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물리적으로 낙후된 저층주거지의 환경개선과 관리를 위한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저층주거지 안에 있는 오래된 주택의 집수리 비용을 보조하고, 집수리 과정을 지원함으로써 기존 집을 살기 좋은 삶의 터전으로 거듭나게 돕는다.

 

서울가꿈주택사업은 주택성능개선지원구역 안에 있는 20년 이상 된 단독, 다가구, 다세대, 연립주택에 대해 성능개선공사의 경우 공사비의 50%(최대 1,200만 원까지)를 지원(취약계층은 90%까지)하며, 외부경관공사의 경우 담장철거 등의 공사비 100%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성능개선공사에는 지붕, 방수, 단열, 외벽, 창호, 설비, 담장철거 공사가 해당돼 주민들은 다양한 주택 고충해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자비 50%의 부담이 힘든 주민들을 위해서는 연 0.7% 금리 집수리 융자사업이 지원되고 있다.

 

2016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 내에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2019년까지 646채 주택에 보조금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1,727채 주택이 보조금 지원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강북구를 비롯한 5개 자치구에 지역집수리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집수리 전문 코디네이터를 상주시켜 관련 상담은 물론 지원대상 확인에서부터 지원서 작성, 예산에 대한 재무적인 조언까지 세세하게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의 박학용 주택사업단 단장은 “재개발이나 소규모 정비사업과 달리 즉각 결과가 나오고 상대적으로 비용도 크지 않은 집수리는 그 효과와 장점을 주민이 밀접하게 경험할 수 있어 삶의 만족도를 단시간에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집이 노후되면 허물고 다시 짓거나 참고 살아야 했던 이전과 달리 시민이 가진 비용 안에서 필요한 부분을 수리해서 사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음을 강조한다.

▲서울가꿈주택사업으로 6가구가 튼튼하고 아늑한 집을 얻게 된 불광동 다세대 주택.

 

단열, 누수, 배관, 지붕, 방수 공사 등으로 거주 만족도 높아져

실제 집수리를 한 주민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여섯 가구가 함께 서울가꿈주택사업에 신청해 집수리를 한 불광동 다세대 주택은 1988년에 지은 건물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튼튼한 새 모습을 갖추게 됐다. 오래된 공용주택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따지느라 이웃끼리 볼썽사나운 싸움이 벌어지고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데, 서울가꿈주택사업에 함께 신청하고 논의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친해지며 진정한 이웃이 되는 덤도 얻었다.

 

이곳은 지원사업을 통해 공동으로 사용하던 부분인 옥상과 마당, 외벽의 방수와 옥상 홈통공사를 하고 공용출입문과 계단실 창호를 교체했다. 방수공사가 시급해 업체를 알아보던 주민들은 얼마씩 돈을 걷자는 얘기까지 나눈 상태였는데 이렇게 공사비 50%를 지원받게 되니 개인 공간까지 수리하자 결정하게 됐고, 창호를 바꾸지 않은 네 집이 창호교체공사를 진행했다. 공용공간 공사비는 여섯 집이 나누고 창호를 교체한 집은 추가 비용을 내는 식으로 계산하니 갈등도 없었다.

 

▲옥상 방수공사로 주민들은 아래층에서 겪던 누수 고통에서 벗어났다.

 

서울가꿈주택사업의 또 다른 순기능은 주거 고민을 참고 살아가던 주민들에게 우리 집이 튼튼하고 아늑한 집으로 바뀌어 ‘떠나고 싶은 집’이 아니라 ‘오래 머물고 싶은 집’이 됨으로써 집에 대한 애정과 관리 의욕을 솟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 사업이 진행되며 해당 주민들은 자비를 들여 도배하거나 화장실, 싱크대 등을 바꿔 보다 쾌적한 공간을 만들려고 애쓰게 됐다.

 

▲50% 공사비 지원 덕분에 자비로 개인 창호와 주방가구도 바꿨다.

“뭘 해도 쉬운 일이 없는 칠십에 집수리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 없이 집수리에 도전하게 됐다”는 묵2동 다가구 주택의 한 주민은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주택성능진단을 통해 주택의 상태와 성능을 진단한 후 나온 제안 그대로 집을 수리한 케이스다.

 

그는 한국에너지진단기술원에서 나온 전문가가 전문 장비로 건물의 안과 밖을 진단해줘 노후화된 단열재와 유리 때문에 겨우내 추위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는 걸 알게 됐고, 단열을 중심으로 공사를 진행해 에너지 효율을 높임으로써 난방비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 주택성능진단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집수리를 하게 된 것이다.

 

▲거실 공사 중인 묵동 다가구 주택 거실
▲주택성능진단 후 추천받은 자재로 공사한 거실

 

이 시범사업은 맞춤형 집수리가 가능해 서울가꿈주택사업이 더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사업 후 진행된 진단을 통해 건축물 에너지 요구량 16% 절감, 연간 단위면적당 1차 에너지 소요량 43.49% 절감,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 3등급 상향, 에너지 비용 연간 100여만 원 절감, 연간 소나무 510그루의 온실가스 흡수효과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었다.

▲옥상 방수 공사 전 모습
▲수직부 벽면까지 방수액을 도포해 꼼꼼하게 시공한 모습

 

심의와 보조금 지원조건 등 절차 까다롭지만 전담 상담으로 도와

서울가꿈주택사업은 계획수립→신청서제출→서류검토·현장점검→심의상정·보조금 심의→결과통보→착수신고서 제출→공사진행·준공신청서 제출→서류검토·준공 현장점검→보조금 지급→사후점검 등 10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보조금 지원조건에 4년 동안 임차료를 올리지 않는 상생협약과 외부경관개선공사 2년 유지 등의 준수 사항도 따른다.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참 쉽지 않은 과정이다. 하지만 이런 엄격함은 개인에게 집행되는 예산의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한 기본 조치로 보인다. 그래도 이 모든 과정에 전담 코디네이터의 세세한 정보 제공과 상담이 이뤄지고 지난해부터 집수리시공업체 등록제를 통해 교육을 받은 시공업체 정보를 주민에게 제공함으로써 시공업체 선정의 어려움도 해결해주고 있다.

 

서울가꿈주택사업은 보기에 따라 ‘예산 많은 대도시의 부러운 사업’이거나 ‘굳이 사유재산인 주택 수리를 나서서 도울 필요가 있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도시재생지역 주민의 문제를 실체적으로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예산을 배정하게 하고, 주민의 안전과 위생을 위협하는 요소로, 탄소절감 대상으로 노후주택을 인식하는 철학이 5년 넘게 이 사업을 지속시켜 나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김정아 기자 gimpo1234@naver.com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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