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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눈> 내가 사는 또 다른 세상, 메타버스에 대하여

기사승인 2021.10.12  21: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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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굉장히 핫한 단어 ‘메타버스’. 판타지가 현실을 넘어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9년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썸머워즈’에서 전세계가 연결된 OZ(오즈)라는 가상세계가 등장, 게임을 시작할 때 아바타를 만들 듯 현실의 ‘나’를 대신해 친구도 사귀고, 세상 모든 업무(세금 납부, 물건 주문, 부동산 투자 등등)가 3차원의 세계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썸머워즈의 '오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작품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모두가 고통 받는 현실에서 거대한 규모의 메타버스에서 등장인물들은 VR게임으로 상상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으며 심지어 연애도 가능한 ‘오아시스’(OASIS)라는 가상공간이 등장한다.

레디 플레이어 원의 '오아시스'

그러나 영화 속 상상하고, 재현했던 판타지 ‘메타버스’가 플랫폼을 만나 진짜인 현실을 넘어서고 있다.

 

 

언택트 환경의 확산으로 ‘상상’에서 ‘기술’로 빠르게 우리 앞에 다가온 새로운 세계

 

메타버스란 ‘가상’, ‘초월’ 등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최근 5G의 상용화로 인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발달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온라인 추세가 확산 디지털화된 라이프스타일로 가속화되면서 ‘메타버스’가 주목 받고 있다.

올해 초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국내 최초로 메타버스 입학식도 열렸다.

순천향대학교는 SK텔레콤과 2021년 신입생 입학식을 ‘점프VR'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신입생들의 각자 개성 있는 아바타를 활용하여 3차원 가상공간에서 총장님의 인사말씀을 듣고 선배와 교수와의 만남을 갖는 등 기존의 오프라인과 온라인 환경의 한계를 넘어선 색다른 경험을 하였다.

또한, KT는 가상모임플랫폼 ‘인게이지’를 제공하여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VR어학연수를 진행하였고 10여 명의 학생들은 가상공간에 마련된 교실에서 영어강사와 아바타 형태로 1시간씩 어학연수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대구시교육청은 생존수영 교육에 메타버스를 도입했다.

이처럼 교육계도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는 현대사회-‘VR 휴먼’(가상 인간)

 

‘사람이 아니라고?’

 

숲속과 도심, 지하철 등을 오가며 춤을 추는 여자는 실제 사람이 아니었다.

신한라이프는 자사의 광고에 등장하는 22살 모델 '로지(ROZY)'가 사람이 아닌 가상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로지'는 인스타그램에서 1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고, SNS에서 활동하는 한국 최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influencer)다.

가상인간 모델 '로지', 실제 사람과 구별이 안 가는 모습이다.

세계여행과 요가, 러닝, 패션, 에코라이프에 관심이 있는 22살 여성으로 설정하고 자유분방하고 사교적이라는 구체적인 성격까지 부여됐으며, 팬들은 그녀의 인스타그램에서 실제 사람을 대하듯 관심을 표한다.

또한 실제 멤버(4명)와 가상 세계에 있는 아바타 멤버가 서로 교감한다는 독특한 컨셉을 가진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에스파(aespa)와 넷마블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가상 아이돌 콘텐츠를 제작하고, 연기자를 고용하고 실제 사람 대신 3D 모델들을 앞세워 활동하는 ‘버추얼 유튜버’ 등 메타버스 콘텐츠는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2018년 8월 네이버제트가 출시한 ‘제페토(ZEPETO)’ 서비스는 십대들의 힙한 놀이터로 성장 중이며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미국 등 전 세계 200여 국가에서 1억3,00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으며, 단순한 가상공간의 교류의 재미 뿐 아니라 ‘구찌빌라’를 설치해 브랜드 신상품 발표와 판매까지 비즈니스가 가능함을 보여 주고 있다.

네이버에서 제작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메타버스는 기존의 게임, SNS, 쇼핑 플랫폼 등의 가상세계에서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을 한다는 개념은 이미 충분히 기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것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 주가 된다. 지금까지의 SNS 등은 엄연히 현실과 분리되어있는 인터넷 공간이었으나, 현재 주목받는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을 접목하여 보다 현실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주목적으로 보인다. 촉각 슈트나 사람의 동작을 감지하여 가상공간으로 움직임을 그대로 옮기는 장비, 3D 공간 구성 등 메타버스에 필요한 기술들은 대부분 개발이 되었으며, 앞으로 이 기술들을 더욱 발전시켜 접목할 예정이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

과연 메타버스는 유토피아를 실현할 수 있을까?

스탠퍼드 대학에서 메타버스와 가상현실에 대한 연구를 하는 제러미 베일른슨(Jeremy Bailenson) 교수에 따르면 오프라인의 현실적인 실체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긴 하지만 결국 오프라인의 기준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매력적인 모습의 아바타는 메타버스에서 매력적이지 않은 아바타보다 더 자신에 대해 많은 정보를 공유하며 대인관계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키가 큰 아바타는 키가 작은 아바타보다 돈을 나누어갖는 협상에서 더 유리한 결과를 성취했다.(KISO저널 제44호) 즉, 한국 최초의 버추얼휴먼 ‘로지’도 오프라인의 외모지상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바타의 품질 또한 메타버스 내의 새로운 신분의 기준을 나타낼 지도 모른다. 자본을 들인 정교한 꾸밈과 그렇지 못한 값싼 품질의 아바타로 비교하여 구분할 것이며 그것은 마치 오프라인에서 명품으로 치장한 사람의 사회적 과시를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하며 자본의 유무를 판단하고 구분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또한 고령층의 소외의 역기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메타버스에서의 사회적 경험이 오프라인에서 교육의 컨텐츠로 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종차별을 겪는 흑인으로, 길거리의 노숙자로, 희롱을 당하는 여성이나 남성으로, 학교폭력을 당하는 학생으로의 역할을 메타버스에서 가상인물로 경험하게 된다면 오프라인에서의 차이에 대해 경계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5년 전 이세돌의 패배와 AI의 위력을 생중계로 지켜보며 큰 충격에 빠졌었다. 인공지능에 패한 인간을 조명하며 인공지능(AI)의 기술혁명이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란 과장된 공포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분명 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의 급속한 발달이 빅데이터와 알고리즘과 결합하면서 인간이 할 수 없었던 일을 컴퓨터가 할 수 있게 만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음악채널 엠넷(Mnet)은 AI 음악 프로젝트 ‘다시 한 번’을 방영해 그룹가수 거북이의 리더 터틀맨(故임성훈)을 AI 기술로 음성과 몸짓 하나하나를 복원, 12년 만에 거북이 완성체 무대를 선보여 박수를 받은 바 있다. 이렇듯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신의 영역인 영생마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상상까지 가능하게 한다.

메타버스 시장이 커질수록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란 희망과 함께 더욱 필요해지는 것은 가상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 오프라인에서 실제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법과 제도의 장치가 필요하며, 이용자들 간 윤리적인 대응방안과 정신적 심리적 피해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매뉴얼이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향후 메타버스가 일상생활의 플랫폼으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 세대 격차와 고령층의 소외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계층들이 메타버스에 어려움 없이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허훈 청소년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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