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표
김포정책연구원장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발표한 ‘광역교통비전 2030’은 우리 지역 김포의 빈약한 대중교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김포시민에게 심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여기에서 언급된 GTX-D의 경우 아직 노선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발표내용과 기존 GTX 노선 위치를 고려한다면 우리 지역 김포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기에 김포시민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느낌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광역교통비전 2030’은 한마디로 종합선물세트입니다. 발표 내용을 보면 수도권 서남·서북·동남·동북권 등 대부분의 수도권 지역에 철도가 뻗어 나가게 됩니다. 대도시 철도망을 기존의 두 배 수준으로 확충해 ‘수도권 교통지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은 교통의 편리성과 정시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환상적인 내용이기에 수도권 시민 누구라도 환영할 만한 내용입니다. 계획대로만 개발되면 김포를 포함하여 해당 지역민에게 이보다 더한 희소식이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번 개발계획 상당수가 이미 발표된 ‘재탕’ 정책인 데다 현실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 있습니다. 정부가 ‘적극 추진하겠다’라고 밝힌 지하철 3호선 운정 연장, 9호선 미사 연장 사업은 이미 지난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담긴 사업입니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국내 철도망 계획 중 최상위 계획이지만, 이들 사업은 지난 4년간 사업 첫 단계인 예비타당성 조사에도 착수하지 못한 사업입니다. 신분당선 연장(광교~호매실) 역시 이미 계획이 나온 지 10년가량 됐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착공조차 하지 못한 사업입니다. 그만큼 경제성이 높지 않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GTX-D 노선도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GTX 노선 중에서 그나마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A노선(삼성~운정)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지 4년 만인 지난해 말 착공식을 했습니다. 그마저도 토지 보상이 늦어지면서 올 6월 겨우 첫 삽을 떴고, 정부는 GTX-A노선을 2023년 준공하겠다고 밝혔지만, 강남권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인하여 준공 시기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이 정도의 대형 국책사업이 완공되는 시기는 계획보다 10년 정도는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2030년 이내에 완공되면 빠르다’라는 자조감 섞인 비판도 많습니다.

GTX-A노선만 속도를 낼 뿐 B, C노선은 계획이 발표된 지 각각 12년, 7년 만에 가까스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습니다. 정부는 B, C노선 조기 착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언제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될지 미지수입니다. 토지 보상 문제에다 지반 침하를 우려하는 주민 반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광역교통비전 2030’은 기존에 진행 중인 공사, 지역선거 공약 등을 짜깁기한 수준에 그친다는 비판은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대형국책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계획에서 착공 및 완공’까지 철저한 준비가 아닌 이슈 찾기식의 진행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사업을 만들고 지역 주민에게 희망 고문을 안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지역 김포의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지역 김포의 대중교통 대책을 이야기할 때 지하철 5호선 문제를 먼저 이야기합니다. 지하철 5호선 김포에 필요한 노선이고 김포로의 연장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합니다. 그리고 최근 ‘광역교통비전 2030’ 발표 이후에는 GTX-D 노선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연결과 GTX-D 노선의 김포 연결에 대하여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도 적극적으로 찬성합니다. 그러나 이 두 개의 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의 준비 상태는 어떠한지 깊게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치밀한 준비과정과 공론화를 통해서 김포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는지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우리 지역 김포를 위한 교통대책은 장기와 중·단기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법입니다.

먼저 장기적인 방향에서 서울지하철 5호선과 GTX-D뿐만 아니라 서울지하철 9호선까지 고려하여 다양한 노선을 그려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에는 경제성은 고려하지 않고 철저하게 김포시의 이익을 고려하여야 하여 먼저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광역교통대책은 그 출발점이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경제성도 있지만, 주민의 교통 편익이라는 복지의 관점도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광역교통대책에서는 부족한 경제성을 지역 주민과 정치인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메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먼저 김포발전을 위한 노선을 그려야 합니다. 그리고 세부 실행과정에 있어서 경제성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접근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을 논할 때 과연 검단을 경유하는 노선이 김포의 발전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검단을 경유하며 김포에 차량기지와 건설폐기물 처리장을 함께 가져온다면 친환경적인 발전을 모색하는 김포의 발전 방향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또한 골드라인과 김포공항, 풍무역, 장기역 세 곳에서 환승역이 설치됩니다. 이 짧은 거리에서 세 번의 환승이 과연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지금의 노선은 ‘누더기 서울지하철 5호선’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오는 것입니다.

GTX-D 노선의 경우는 더욱 고민해보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지금 논의처럼 김포 – 검단 – 강서 – 여의도 – 강남 – 하남 노선이 된다면 서울지하철 9호선과 무엇이 다른지 의문입니다. 이 경우는 급행열차를 운영하는 서울지하철 9호선과 노선의 중복이 너무 심합니다. 이 경우에는 김포에 서울지하철 9호선과 GTX-D 노선을 함께 가져오기는 힘들다는 현실적인 난제도 남습니다. 이 경우에는 우리 김포발전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노선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제가 모든 문제에 대한 해법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김포만을 위한 노선을 하나 먼저 제안해보려고 합니다. 서울지하철 5호선 문제에 대하여는 저는 서울 방화역에서 출발하여 김포한강시네폴리스와 운양역(환승역)을 지나서 통진으로 넘어가는 직선 노선을 제안합니다. 지금 개발하고 있는 시네폴리스를 살리며, 한강 신도시와의 환승 기능 보완하면서 5개 읍·면 개발거점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강화도까지 연장도 가능하기에 확장성도 크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안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김포에서 김포만을 위한 노선에 대하여 공론의 장을 여는 계기는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많은 시민의 제언을 바탕으로 좀 더 다듬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먼저 제안을 밝힙니다. 보시고 많은 제언 주시기 바랍니다. 좀 더 다듬어서 100점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광역교통대책은 초기 진행단계에서 실행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최소 10년에서 20년은 넘게 걸리는 사업도 많습니다. 따라서 이런 장기적인 대책 말고 중·단기 대책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중·단기적 대책으로 가장 먼저 골드라인 운영에 대한 보완을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 현시점에서 골드라인은 일 평균 승객 6만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출퇴근 시간의 골드라인 혼잡도는 지옥철이라는 9호선에는 비할 바는 아니지만 거의 근접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금 단계에서 4량 연결을 포함한 시설 증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면 골드라인의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책을 마련해보아야 합니다. 여기에는 출·퇴근시 차량 배차 간격 단축이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서울과의 직행버스노선 다양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김포에서 출발하여 서울로 가는 버스 노선만이 아니라 서울에서 출발하여 김포로 오는 노선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김포에서 서울 버스를 환승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입니다. 김포의 버스회사들은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민의 편익을 위해서는 꼭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천지하철 1호선의 김포 연장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인천은 2024년 완공을 예정으로 인천지하철 1호선 검단 연장을 착공한 상태입니다. 계양에서 검단까지의 노선인데 5개의 역에서 축소되어 3개의 역으로 검단지역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인천과의 협의를 통하여 검단지역은 인천의 부담으로 김포지역은 김포의 부담으로 공사를 진행하면 빠른 시간안에 한강신도시로 인천지하철 1호선을 연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천의 입장에서도 인천지하철 1호선 김포 연장은 크게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의 경우 강화군 개발이라는 난제가 있습니다. 김포를 통하지 않고는 연결이 되지 않는 강화군의 위치상 언제가 인천지하철 1호선 강화연결을 시도할 때 김포로의 연장은 인천의 필요사업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고민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대책기구인 ‘범시민교통대책위원회(가칭)’ 설치를 제안합니다. 김포시관계자, 김포시선출직, 김포시민(전문가) 등이 참석하여 대표성을 확보하는 ‘범시민교통대책위원회’에서는 다양한 논의를 통해 김포만의 노선을 그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민에게 노선을 확인받고, 실현 가능한 다양한 조치들을 취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며, 마련된 대책이 제대로 실천되는지를 감시할 수 있는 기구로 만들면 좋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논의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김포를 위한 노선, 김포를 위한 교통대책입니다. 그리고 모든 논의는 이 논제에 맞추어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섣부른 교통 정책은 시민에게 ‘희망 고문’만을 안길 뿐입니다. 김포는 이제 50만의 도시입니다. 50만의 도시에 맞은 품격을 갖추어야 합니다. 따라서 교통대책도 그에 걸맞게 나와야 합니다. 시류에 영합하는 ‘희망 고문’이 아니라 김포시민에게 힘이 되는 대책이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김포에 의한, 김포를 위한 김포의 노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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