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

‘신협의 중심은 언제나 사람입니다’

 

 

 

최해룡

김포한강신협 前 전무

최근 TV광고 , TV드라마, 프로야구, 프로배구, 프로골프 대회 등에서 신협의 노출이 많아지고 친숙해지면서 신협을 알고 있는 대중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협이 은행과는 다른 곳이라는 것을 아는 대중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신협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은행과는 어떻게 다른 곳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신협은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빈부의 격차 즉, 경제적으로 소외된 계층들이 그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자생적으로 태생하였으며, 1849년 독일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세계적인 조직으로 발전하였는데, 당시 공장노동자들이 그들의 적은 임금으로 보다 저렴한 생필품을 구입하고 생활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마치 ‘계’처럼 공장근로자를 중심으로 한 조합이 결성된 것이 시초였습니다. 이처럼 신협은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그 폐해로 시작되었지만, 자본주의를 부정하거나 반대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아이러닉하게도 같이 성장, 발전 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신협은 현재 전 세계 118개국에 6만7,000여 개의 신협이 있으며, 미국의 백악관, NASA 그리고 UN에도 신협이 있는 것처럼 세계적인 조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한국의 신협은 6.25 전쟁의 폐허 위에서 가난과 고리 사채로 고통 받고 있던 서민들을

위하여 1960년 5월 1일 미국인 메리 가브리엘 수녀가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금융협동조합인 부산성가신협을 설립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하루하루 먹고 살 걱정만으로도 벅찬 시기에 서민들에게 ‘오늘 한 끼의 밥’이 아니라, ‘내일을 살아갈 희망’을 일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희망의 메시지는 들불처럼 번져 전국에 신협의 정신을 널리 퍼지게 하였고 27명의 출자금 3,400환으로 시작한 한국의 신협은 60여 년 후 881개 단위 신협, 총자산 116조 원, 이용자 1,300만 명의 규모로 발전하여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세계 4위, 아시아 1위의 규모로 성장하였습니다.

김포시에도 50여 년 전에 신협이 설립되어 총 7개 조합, 자산 약 9,000억, 조합원 약 5만 명의 규모로 성장, 발전하여 서민들을 위한 금융뿐만 아니라 청소년 금융경제교실, 원어민 영어교실 등 청소년을 위한 교육활동과 노래교실, 댄스교실, 산악회 등 조합원을 위한 취미교실 등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신협사회공헌재단의 사업으로 불우이웃을 위한 연탄봉사, 동절기 난방기구 기부 등 지역사회를 위한 환원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김포시 7개 신협 협의회와 김포시학교운영위원협의회가 김포시 교육현안을 논의한 끝에 김포시 교육소외계층의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실시하였습니다.

이처럼 신협은 단순한 금융기관이 아닌 ‘경제적 약자들을 위한 복지사회 건설’이라는 지상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잘살기 위한 경제운동, 사회를 밝힐 교육운동, 더불어 사는 윤리운동'의 3대 실천 과제를 추진하고 있는 협동조합으로서 경제, 교육, 문화, 사회 전반에 걸쳐 신협 정신을 실천해 가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조직입니다.

그렇다면 신협이 금융기관으로서 은행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보통 많은 사람들이 신협을 금융기관으로 알고는 있지만, 은행과 비슷하면서도 무언가 은행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할 텐데 근본적으로 어떤 것이 다른 가를 알아보면

첫째, ‘은행의 주인은 주주, 신협의 주인은 조합원’이라는 사실입니다.

주식회사인 은행의 주인은 당연히 주주이며 은행과 예금, 대출거래를 많이 한다고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은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주인이 되는 것에 반해, 비영리법인인 신협의 주인은 출자금을 납입한 조합원이며 신협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신협과 1좌의 출자금 거래(5만 원에서 10만 원)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신협의 주인은 곧 거래자다’라고

말해도 무방합니다.

둘째, 은행의 이익은 주주에게 돌아가지만 신협의 이익은 조합원에게 돌아갑니다.

주식회사인 은행의 최대 목표는 ‘주주의 최대이윤 추구’인 반면에 신협은 ‘경제적 약자들의 복지사회 건설’이라는 지상목표를 위해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이익을 최대한 환원하고 있습니다.

셋째, 은행은 주주총회에서 주식 지분을 많이 보유한 대주주의 의사결정이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지만, 신협은 조합원이라면 출자금의 잔액과 상관없이 총회에서 1인 1표의 의사결정 행사로 민주적 경영원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신협이사장 선출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은행과 같다고 한다면 신협의 이사장은 고액 출자조합원들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신협은 출자금 잔액과 상관없이 조합원이면 누구나 똑같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민주적으로 대표를 선출한다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의대 동기 다섯 명을 중심으로 병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TV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서 병원 내 신협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신협은 조합원 대상을 그 병원의 직원으로 하여 설립된 병원신협인데 이처럼 신협은 크게 지역, 직장, 단체를 기반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지역신협이라 함은 김포시에 소재한 신협이 모두 지역신협인 것처럼 해당지역에 주소와 거소를 둔 개인 또는 법인을 조합원 대상으로 한 대부분의 신협을 말합니다.

직장신협이란 위에서 말한 병원신협과 같이 한 단위의 직장에 속한 구성원을 조합원으로 한 신협을 말하며, 예를 들면 인하대병원신협, 대한항공신협, 국민은행신협 등 민간기업 신협과 진안군청신협 등 지자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신협이 있으며 외국에는 TV 광고에서처럼 백악관신협, 나사신협, UN신협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단체신협이란 종교나 직능 중심으로 이뤄진 신협을 말하는데 그 예로 00천주교신협, 00교회신협과 서울약사신협, 경기건축사신협, 인천치과의사신협 등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신협은 어디에 소속된 조합원이든 상관없이 경제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자립을 도와주어 부의 양극화 현상으로 치닫는 자본주의의 폐해와 단점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복지를 보완하여 어려운 여건에 처한 조합원이 같은 사회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조직으로서 조합원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 이익은 지역과 조합원에게 환원하는, 지역사회와 상생 발전하며 조합과 조합원 중심의 경영철학을 가지고 운영되는 조직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신협은 어떤 모습일까요?

4차 산업혁명과 비대면 사회 등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 얼마만큼 대응해 나가고 있을까요?

예전에는 금융서비스 측면에서 은행과 많은 차이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온뱅크로 은행과 똑같은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구축하여 예금, 대출, 공제(보험)업무를 창구 방문 없이 처리할 수 있고, 지류문서를 없애고 전자문서로 모든 금융 업무를 처리하면서 업무 효율을 높여 조합원에게 금융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신용등급의 조합원을 위한 8.15대출 실시 등 경제적 약자를 위하여 신협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금융의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업은 물론 농산물 직거래 사업 등 지역사회 개발 사업을 통해 조합원의 사업과 지역경제를 도우며 문화예술사업, 환경보전사업, 평생교육과 장학사업과 같은 활동을 통해 우리사회의 희망을 이어가는 따듯한 디딤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앞으로의 신협은 금융에 있어서는 경제적 약자들을 위하여 포용 상품들을 보다 많이 개발하고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한편, 핀테크 기술을 바탕으로 비대면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편리한 금융환경 구축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며 사회복지사업 측면에서도 사회적 환원이라는 이슈를 더욱 강조하며 신협의 사회적 책임을 더욱 중요하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신협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미래에도 여전히 나와 이웃의 자산을 함께 키우고 우리가 사는 공동체를 풍요롭게 하여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도록 그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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